「한 식구」라서 일까. 전의가 타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질 수는 없다. 「형제간의 격돌」에서 실족할 경우 자칫 상흔(?)이 남게 돼 눈앞에 둔 대사를 그르칠 수가 있기때문이다.4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4월3∼20일·나이지리아)를 앞둔 청소년대표팀이 13일 오후3시 동대문운동장에서 형님격인 올림픽대표팀과 평가전을 갖는다.
한국의 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은 최소한 아시아권에서는 「동급최강」을 자랑한다. 하지만 두팀은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축구를 이끌 적자자리를 놓고 외나무다리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 것.
다음달 6일 포르투갈과 첫 대결을 앞두고 있는 청소년대표팀은 호주전지훈련중 부산대우와의 연습경기서만 한차례 패했을뿐 올해들어 승승장구하고 있어 올림픽대표팀과 좋은 경기를 벌인 뒤 기세를 몰아 16강, 나아가 8강진출을 노린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올림픽대표팀도 체면상 「질 수 없는 한판」이다. 대사를 앞둔 청소년대표팀에게 쓴 맛을 보여줌으로써 16강 진출을 위한 「보약」으로 삼게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올림픽대표팀의 「군기반장」은 97년 말레이시아청소년대회에서 쓴맛 단맛을 함께 본 이관우(22·한양대). 당시 이관우는 한국팀의 스트라이커로 출전, 남아공과의 경기서 여러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쳐 「1승을 날렸다」는 비난을 받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험난한 대장정에 나서는 청소년대표팀을 바라보는 이관우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러나 이관우는 그라운드에서의 혹독한 「얼차려」로 애정 표현을 대신할 생각이어서 그의 활약이 주목되고 있다.
또 올림픽대표팀은 「이중국적자(?)」인 이동국 박동혁 설기현 김용대 등을 청소년대표팀에게 임대해줬지만, 그래도 던힐컵 우승멤버인 박진섭 심재원 조세권 김도균 안효연 신병호 최철우 등이 건재해 내심 승리를 낙관하는 눈치.
반면 청소년대표팀은 「제2의 김병지」 김용대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신세대스트라이커 이동국의 가세로 공수의 안정을 찾은데다 김경일 김건형 서기복 등 허리진이 튼튼해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더욱이 올림픽대표팀에는 97년 세계청소년대회 멤버가 9명이나 포함돼 있어 사실상 97년 멤버 대 99년 멤버의 대결이라는 자존심싸움까지 가세해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결국 두팀의 승패는 「동가숙 서가식」하는 이동국 설기현 김용대를 비롯한 「이중국적자」들의 활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여동은기자 deyuh@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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