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 브랜드가 살아난다. 마음만은 20대이고픈 30대 기혼여성들을 위한 미시브랜드는 IMF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패션가에서 가장 먼저 자취를 감추었는데 경기회복 무드를 타고 다시 등장하는 것.올 봄 현대백화점에는 디 스튜디오, 디 트리코, A.D. by Addend등 30대를 겨냥한 여성복 브랜드가 새로 입점했고 삼성플라자 분당점에도 디 스튜디오와 디 트리코 외에 미쏘니 도나케이 린등이 새로 입점했다.
30대 미시 브랜드의 특징이라면? 먼저 편하다. 그래서 착용감이 좋은 니트류가 주종이다. 또 사이즈가 다양하다.
10~20대들이 꼭 끼게 입는 것이 유행인 탓에 55사이즈라도 너무 작거나 66사이즈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 매장에서 눈치보면서 입어보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다. 디자인에는 품격을 찾는다. 절제된 디자인으로 10대 의류와 차별성을 갖고자 한다.
제일모직 하티스트가 새로 선보인 디 트리코(프랑스어로 「니트」라는 뜻)와 이탈리아의 니트정장 미쏘니가 바로 니트류. 미쏘니는 IMF 이후 철수했다가 재입점했다. 니트류는 통상 프리사이즈로 허리에 붙은 군살같은 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디 스튜디오는 단순하고 간결함을 강조한 심플 라인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된 30대 여성을 겨냥하고 있다. 린은 절제미를 강조한 모던 클래식으로 정장 니트 가방 벨트등을 함께 내놓는 토털 브랜드. 도나케이는 커리어우먼을 위한 정장류. 정장이지만 패턴에 여유가 있고 55부터 77까지 다양한 사이즈를 마련해 놓았다.
이밖에 잭 니클라우스 닥스골프같은 골프웨어들도 컬러와 디자인에 신경을 쓰면서 30대 캐주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스포츠의류라는 점에서 활동성은 물론이고 고급스런 이미지가 구축돼 있는 탓이다.
30대 여성복 시장은 워낙 불안정한 시장이다. 갓 결혼한 여성들은 무리를 해서라도 젊은 옷을 입으려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IMF가 닥치고 의류업체들이 브랜드를 정리하면서 가장 먼저 접어버린 게 바로 미시쪽.
불황일수록 세분화한 마켓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것도 유통계의 정설이다. 그러다보니 미시 브랜드처럼 사이에 낀 시장은 10대나 중년시장으로 귀속하게 됐고 덩달아 미시라는 계층도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97년 이후 다시 틈새시장이 생기면서 업체들이 미시 브랜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 덕분에 미시들도 다시 기지개를 펴게 됐다.
/김희원기자h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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