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인 우체국 우편사업이 115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편지는 전선의 아들이 보낸 눈물겨운 군사우편에서부터 친인척의 부음소식 등 우리네 100년 근대사와 희노애락을 같이해왔다.
이 때문에 우편가방을 둘러맨 채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가로지르는 집배원은 늘 가슴설레는 손님이었다.
하지만 매년 늘어나는 적자폭으로 우정사업은 대표적 「돈먹는 하마」 였다. 이 사업이 115년만에 돈버는 흑자비즈니스로 전환한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98년 결산결과 전국 2,800여 우체국을 통한 우편영업매출이 전년대비 2.7% 늘어난 1조59억원에 9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우편사업의 98년 흑자기조는 IMF체제로 개인우편과 기업홍보물 등 일반우편물이 97년대비 8.4%나 줄어든 상황에서 달성해 더욱 의미가 크다.
우편사업의 흑자달성은 신상품의 잇따른 히트에 있었다.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불리는 신모델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국제특급우편의 경우 8%대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흑자경영의 분위기를 잡아갔고, 전자우편, 우편주문판매, 경조우편카드, 꽃배달서비스 등 새로운 상품들도 소비자들의 안방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문화상품권과 주유권판매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개발한 것도 흑자경영을 다지는 요인이 됐다.
무엇보다 민간경영기법인 성과급을 도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목표치를 초과달성한 우체국에 대해 지급된 성과급은 130여억원.
우체국의 6급(주사) 직원이 최대 150만원의 보너스를 성과급으로 받기도 했다. 정통부 황중연(黃仲淵)우정국장은 『지난해까지는 우체국에 대해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올해부터는 개인에 대한 성과급제도를 도입, 영업실적에 따라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일기자 goldpar@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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