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9일 정부조직개편에 대해 『빨리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무위원 간담회, 당정협의를 충분히 거쳐 공감대를 형성하는 안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김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진념(陳稔)기획예산위원장이 『시간을 두고 정부조직개편을 하는 게 어떻냐』는 김종필(金鍾泌)총리의 의견에 『가급적 빨리 하는 게 좋다』고 말한데 대해 이같이 강조해, 정부조직개편의 실행시기가 조정될 지 주목된다.
김대통령은 『이번 조직개편안은 과거처럼 정부가 만든 게 아니라 민간기구가 최선을 다해 만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민간의 초안인만큼 각 부처는 동요하지 말고 심도있는 논의로 정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박지원(朴智元)공보수석은 『의견수렴절차를 충분히 거치라는 것이지 내용이 변질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 부처의 의견 수렴으로 개편이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설명을 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3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김총리 주재로 국정협의회를 열어 정부조직개편 문제를 집중 협의할 예정이나 중앙인사위 설치문제 등을 놓고 의견이 크게 엇갈려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관련, 국민회의는 이날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주재로 정책위회의를 열어 정부 시안중 중앙인사위 설치, 복지·노동부 통합, 과기·산자·정통부 통합 등을 모두 수용하고 기획예산위와 예산청을 통합해 내각에 기획예산부를 신설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자민련도 이날 차수명(車秀明)정책위의장주재로 정책위 전체회의를 열어 중앙인사위의 대통령 직속 신설, 고위공직 30% 임용 개방제 시행, 복지·노동부 통합 및 과기·산자·정통부 통합 등에 모두 반대하고 예산기능은 재경부에 주는 것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개편 시안을 확정했다.
한편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진단조정위원회(위원장 오석홍·吳錫泓 서울대행정대학원교수)은 9일 기획예산위원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전날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종합, 정부조직개편 최종시안(민간최종안)마련에 들어갔다. 조정위회의는 예산권과 정책조정권의 분리여부 및 관할부서선정, 산업자원·정보통신·과학기술부 통폐합여부등 핵심쟁점을 놓고 막판 의견조정을 벌였다. 조정위는 복수안 형태의 보완된 최종안을 10일까지 작성, 기획예산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관계자는 『정부의 조직개편 최종안이 마련돼 국무회의 제출은 이르면 16일, 늦어도 23일까지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leeys@hankookilbo.co.kr
이성철기자 s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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