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가 두 동강 나는 순간 지난해 49개의 홈런을 날린 메이저리그의 강타자 앨버트 벨(33)도 간담이 서늘해진 모습이었다.LA 다저스의 박찬호(26)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위력적인 몸쪽 직구와 체인지업을 선보이며 올시즌 20승 도전의 시동을 걸었다.
박찬호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포트 로더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3이닝동안 2피안타 1실점(비자책) 2탈삼진 1볼넷의 수준급 투구내용을 기록했다.
좌익수 게리 셰필드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1실점, 패전투수(다저스 0:10패)가 됐으나 구위는 20승 도전 투수로 손색이 없었다.
박찬호는 13일 홈구장 홀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메츠전에 2번째 선발 등판한다.
박찬호는 1회말 볼티모어 첫타자 브래디 앤더슨을 초구에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했다. 그러나 워낙 강풍이 불어 셰필드가 정면으로 오는 공을 잡았다 떨어뜨리는 실책을 범해 무사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어진 보내기 번트로 1사3루가 됐고 박찬호는 3번 좌타자 캘빈 피커링에게 볼카운트 1-1서 제3구로 커브를 던졌다가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는 볼티모어가 올 포스트시즌 진출 카드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영입한 강타자 앨버트 벨이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인 95년 홈런왕(50개)과 96년 타점 1위(148개)를 지냈고, 작년 49홈런 152타점을 기록한 우타자 앨버트 벨과의 승부는 전문가들의 눈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박찬호는 직구 3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초구 파울, 2구 볼에 이은 3구 몸쪽 직구를 던졌는데 벨의 방망이가 큰 소리를 내며 두 동강이 나 3루와 유격수사이로 날아갔고 공도 3루쪽 파울볼이 됐다. 박찬호는 이후 연속 3개의 커브를 던져 결국 볼카운트 2-2서 헛스윙을 이끌어내 삼진 처리했다.
2회말 첫 타자 칼 립켄 주니어에게 초구 우전안타를 허용한 박찬호는 7번 좌타자 해럴드 배인스를 볼카운트 1-1서 3구 체인지업으로 2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20승 도전의 승부구가 될 체인지업이 위력을 보인 것이다.
/포트 로더데일(미 플로리다)=장윤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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