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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연개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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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연개소문

입력
1999.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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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서(舊唐書)에 나오는 고구려 장수 연개소문 기사다. 자신을 해치려는 관리들을 잔치에 초대해 180명을 도륙한 뒤 왕을 시해하고 보장왕을 세운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괴걸(魁傑)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고구려 말기 태조(太祚)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5세에 막리지가 되어 나라 안팎에 용명을 떨쳤다. 부여성_발해 1,000리 구간에 장성 축조를 서두른 것은 살수에서 을지문덕 장군에게 패퇴한 수나라 군의 원수를 갚기 위해 당나라가 쳐들어 올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얼마나 가혹하게 축성을 독려했으면 여자에게 밭일을 시켜가며 남자들을 밤낮 없이 작업장으로 내몰았다는 원성이 기록으로 남았을까.

■그의 예측대로 당 태종은 곧 10만대군을 앞세우고 쳐들어 왔다. 신라와 화친하라는 권고를 무시하고 나당통로인 당항성(黨項城)을 점령하고, 당 태종의 사신을 굴속에 가두어버린 사건에 모멸감을 느낀 것이다. 그러나 태종은 연개소문의 뛰어난 지략과 용병술을 당할 수가 없었다. 특히 안시성(安市城)전투는 태종의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힌 역사적 명승부가 되었다. 당은 그 뒤 네 차례나 침공하지만 끝내 그를 이길 수 없었다.

■이 걸출한 무골이 1330여년만에 전투의상으로 되살아 났다. 이화여대 신경섭교수는 중국의 전통극(京劇)에 등장하는 연개소문의 무대의상에 우리 색채를 더해 6벌의 무복을 복원, 인사동 갤러리 사비나에서 전시중이다. 경극에 등장하는 연개소문은 당태종을 위협하는 동쪽나라 장수로, 신통력을 가진 청룡으로 묘사된다. 얼마나 무서워했으면 아직 경극의 중요 인물로 살아 남았을까. 이제야 되살아난 고구려 영웅이 반갑다. /문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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