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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미 마찰은 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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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미 마찰은 피하자

입력
1999.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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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북한정책조정관인 윌리엄 페리 전국방장관이 오늘 청와대에서 김대중대통령을 만나 북한문제와 관련한 정책협의를 갖는다.페리조정관은 3월하순 「보고서」를 만들어 클린턴대통령과 미국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 협의 결과가 향후 미국의 대북한정책의 근간이 될 「페리보고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갖게 된다.

요즘 한미간에 대북한정책을 놓고 견해 차가 존재한다는 보도가 미국과 국내에서 적지않게 나오고 있다. 한미간 견해차의 근거는 페리조정관의 저서인 「예방적 방위」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구체화하고 있다.

페리조정관의 시각은 첫 단계에서는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의 근간인 「일괄타결방식」을 시도하지만 , 북한이 핵과 미사일등 다량 살상무기 개발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인내만 할 수는 없으며, 두번째 단계로 북한에 외교적 고립과 군사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페리의 견해가 미국정부의 입장을 상당히 반영한 것으로 보며 상황진전에 따라서는 한국정부의 대북한 정책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개발 실험과 금창리의혹을 중대한 핵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어 제네바협의 당시보다는 훨씬 강경해지고 있다.

하지만 김대중정부는 집권 후 국내의 만만찮은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펴왔고, 이같은 포용정책의 효과는 금강산관광개방으로 나타났다. 인내와 포용이 한국정부의 기본 자세이다.

이제 중요한 일은 두 나라가 하나의 목적을 위하여 현명하게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북한핵문제와 관련해서 두 가지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한반도의 상황이 전쟁상태로 악화해서는 안되며, 둘째 북한은 결코 핵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끝내 두 가지 목적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현재의 상황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일만큼 어려운 형국이다.

우리는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한다. 햇볕정책을 지지하던 미국이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는 자세를 갖게 된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한미간에 북한정책을 놓고 마찰음이 흘러나와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김대통령과 페리조정관의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바탕으로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공조를 다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리 정부도 대북포용정책의 수행방법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가짐으로써 안보와 포용에서 확실한 선을 긋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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