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시론] TMD와 한국안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시론] TMD와 한국안보

입력
1999.03.09 00:00
0 0

이정민李正民·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국제안보지구상에서 현재 36개국이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73개국이 단거리 크루즈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실전 배치되어 있는 대표적인 탄도미사일은 걸프전에서 최초로 선보인 패트리어트와 후속모델인 PAC-2, 호크III미사일, 그리고 러시아의 S-300미사일 등이며 패트리어트미사일은 한국(주한미군 소속), 이스라엘, 대만, 이탈리아 등에 배치돼 있다.

최근 동북아에서 전역미사일 방위체제(Theater Missile Defense, TMD)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이 TMD로 말이암아 그들이 보유한 공격용미사일 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대만이 보다 발전적인 미사일방어체제를 확보할 경우 미국-대만 군사협력 강화는 물론 대만의 전반적인 억지력 향상과 더불어 대만독립운동을 부추길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TMD는 궁극적으로 일본의 재무장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대중(對中)봉쇄정책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안보는 TMD와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가? 한국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공세적 혹은 수세적 방어능력이 모두 결여된 상황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나이키-허큐리스 지대지미사일은 20년 넘은 낙후된 미사일이며 패트리어트과 같은 방어용미사일 체제의 도입을 계속 미루고 있다.

한국공군은 패트리어트와 러시아의 S-300 미사일의 전반적인 능력을 실험한 바 있으나 최종적인 도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다 포괄적인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은 자체적인 지대지미사일의 현대화를 주전력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최근까지 한국은 미국의 압력에 의해 사정거리 180㎞이상의 지대지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었으나 미사일기술통제체제 (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 MTCR)에 가입하면서 사정거리 300㎞까지의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물꼬가 트였다.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으면서도 한국의 독자적인 미사일개발을 억제해왔다.

미국은 한국이 독자적인 미사일을 보유할 경우 새로운 남북군사경쟁이 가속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취지하에 일관되게 반대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노동1호와 대포동1호가 남한전역을 겨냥하고 있는 마당에 언제까지 미국의 외교협상력에만 의존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고 볼 것인가?

따라서 한국정부는 다음과 같은 현안들을 포함한 포괄적 미사일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첫째, 미국의 동북아 TMD계획의 취지를 원칙적으로 수용하되 전략적 역할분담 차원에서 제한된 참여를 할 수 밖에 없다.

최종적인 TMD 기술개발 비용이 수십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군사기술과 재정적인 측면에서 제한된 참여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도입을 중심으로 제한된 미사일 방어체제 확립과 방공능력 현대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TMD체제가 미국과 일본을 축으로 역내에 형성될 경우 이는 미일방위지침과 미일안보조약의 범위내에 국한되어야 한다.

셋째, 한국은 MTCR가입과 더불어 제반의 군비통제 방안을 계속 지원하고 북한 미사일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협상을 지지하되 진정한 의미에서 남북 군사력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맥락에서 독자적인 미사일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

끝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문제와 한국의 대응책은 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강성대국」전략과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강성대국」전략은 정권수호에 따른 강력한 국내통치 기반의 확립, 낙후되고 있는 군사력의 보강과 힘의 투사능력의 극대화, 그리고 새로운 외교안보적 완충지대 설정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북한의 전반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정책은 「강성대국」의 핵심적인 기둥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데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바로 이 문제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던져주고 있는 핵심적인 도전이라 하겠다.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