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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이례적 내한성명] 커보이는 한미 견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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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이례적 내한성명] 커보이는 한미 견해차

입력
1999.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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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저녁 방한한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은 공항도착 성명을 통해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간의 완벽한 조화를 강조했다.페리조정관은 성명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포용정책을 한미 양국이 대북정책의 기반으로 삼아야할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했다. 공항도착 성명이라는 이례적 「이벤트」를 통해 최근 대북정책을 놓고 한미간 공조체계가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페리조정관의 공항도착 성명도 우리정부의 요청에 의해 급히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거꾸로 한미간의 견해차이가 외부에 노출된데 민감하게 반응할 만큼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비록 페리조정관이 대북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미간의 정책공조가 필수적이라는 국내외적 상황을 인식, 이날 대외적으로 문제의 봉합을 시도했으나 미국측의 대북정책 기조와 우리의 포괄적 포용정책은 몇가지 점에서 여전히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선 대북포용 정책이 실패했을 경우에 채택하게 될 「2단계전략」에서 양측은 큰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이 경우에도 계속 신중한 전략을 견지해야한다는 입장인데 비해 페리조정관은 곧장 고립정책으로 전환, 강력한 대북압박 정책을 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둘째로 금창리 시설과 미사일문제 협상방식에 대해서도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 한국은 이 문제도 한반도의 냉전체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보는데 비해 페리조정관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억지하는 차원에서 이 문제의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페리조정관의 방한기간에 이같은 이견이 어느정도 해소되느냐에 한·미간 대북공조의 성공여부가 달려있다』며 『그러나 상황이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솔직히 우려를 표명했다.

/윤승용기자 syyoo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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