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인물은 없을까. 도주한 정금용(38)씨가 진짜 주범일까.롯데그룹 신격호회장 부친 유골도난사건의 용의자 임종순(34)씨는 7일 『주범 정금용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며 범행동기나 목적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또 신회장 부친 묘소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이 「같이 잘 먹고 잘 살아보자」고 제안해 그냥 따라갔을 뿐 왜 그 묘소를 택했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회장 가족과 원한관계 같은 것은 없다』며 『나와 정은 협박전화를 하지 않았으며 더 이상 공범은 없다. 나도 협박전화를 한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엄연히 8억원을 요구하는 전라도말씨의 협박전화가 걸려왔다는 점, 임씨와 정씨는 각각 충남 금산과 대전출신으로 전라도말씨를 쓰지않는다는 점은 수수께끼이다. 일부에선 협박전화의 「전라도사투리」에 대해 『도계(道界)지역 특성에 따른 방언 혼재』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것도 석연찮다.
이에따라 경찰은 정씨가 임씨와 함께 도굴한후 다른 공범에게 협박전화를 시켰을 가능성과, 정씨가 배후인물의 지시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모두 검토하고 있으나 후자쪽에 더 무게를 두는 표정이다.
경찰관계자는 『정씨와 임씨 모두 전문적인 도굴범이나 공갈범이 아니며 이같은 범행을 저지를 만큼 신회장 주변에 대한 정보도 갖지않았을 것』이라며 정씨가 사건의 열쇠를 쥔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정씨는 상습소매치기등 특수절도 전과 6범이며, 전직 버스운전사인 임씨는 4차례 교통사고를 냈다. 두사람은 10년전 충남 금산의 한 타올공장에서 종업원으로 만나 의형제로 지냈으며 정씨는 공구상과 야채가게를 운영해왔다.
최윤필기자 term@hankookilbo.co.kr 전성우기자 swchu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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