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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대재앙을 막자] 금융계 이달부터 '여의도 대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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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대재앙을 막자] 금융계 이달부터 '여의도 대모험'

입력
1999.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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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7월 20일, 미국 뉴욕 맨하탄.월가에 위치한 28개 증권사 직원 수백명은 바싹 바싹 타들어가는 입술을 깨물며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5, 4, 3…」.

2년여간 준비한 「D데이」의 마지막 1초가 지나는 순간, 이들의 시선은 시시각각 변하는 증권전산망 관제센터의 디스플레이에 쏠렸다.

99년 12월 31일로 맞춰진 날짜가 2000년 1월 3일로 넘어갈 때는 찬물을 끼얹은 듯 정적만이 감돌았다. 「세기의 실험」으로 불린 월가의 이날 카운트다운은 다름아닌 20세기 대재앙이라는 Y2K(컴퓨터 2000년연도표기)문제 모의시험이었다. 월가 증권거래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28개 증권사의 주식거래가 정상임을 확인하는 순간, 미국증권산업협회(SIA) 관계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안도의 한숨을 쉬기는 전세계 투자자들도 마찬가지.

주식에 이어 선물, 채권 등 분야별 모의시험도 4일간 계속됐다.

2주간의 시험기간동안 하루 500건씩, 총 1만건 정도의 거래가 이뤄졌다.

문제점도 명백하게 드러났다. 전체 거래량의 1%에 Y2K문제로 오류가 발생했고, 3개 증권사의 전산망에 Y2K문제가 있음이 나타났다. 월가는 이달중 모든 증권회사의 전산망을 연결한 또한번의 종합훈련을 준비중이다.

이같은 「맨하탄의 대모험」이 국내로 옮겨진다.

국내 은행 증권 보험업계는 이달부터 일제히 Y2K문제 점검을 위해 「여의도의 대모험」을 시작한다. 금융결제원은 국내 산업계로는 처음으로 대다수 은행들이 참여하는 Y2K문제 모의시험을 실시한다. 「D데이」는 3월 21일과 4월 18일.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 모두 일요일을 택했다. 금융결제원의 한 관계자는 『은행전산망의 Y2K문제점을 찾아냄으로써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신용카드회사및 금융결제원의 전산망을 서로 연결해 숨겨진 Y2K문제점을 찾아낼 계획이다.

증권업계도 모의시험에 동참한다. 한국증권전산은 4월 7일부터 9일까지,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두차례에 걸쳐 증권분야 Y2K문제 모의시험에 나선다. 증권사와 증권거래소, 한국증권전산간에 연결된 증권전산망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보험업계는 이달과 4월중 토, 일요일을 택해 모의시험을 한다는 방침. 손해보험사와 보험개발원 등을 연결, 각종 보험예약조회및 경력조회 등을 실시한다.

배창모(裵昶模) 한국증권업협회장은 『Y2K문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은 모의시험을 가능한 한 빨리, 많이 하는 것』이라며 『전력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모의시험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일기자 goldpar@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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