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속여라」정보통신부와 현대정보기술은 전국 2,800여개 우체국에 보관된 예금을 Y2K문제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대대적인 「컴퓨터속이기」작전에 돌입했다. 정통부 체신금융시스템의 Y2K문제해결을 맡은 현대정보기술이 도입한 방법은 「연도창기법(date windowing)」.
연도창기법은 컴퓨터가 연도표시 네자리수에서 뒤의 두자리수만 인식하는 점에 착안, 컴퓨터가 각종 자료의 연도를 착각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체신금융시스템의 경우 50이란 특정숫자를 기준으로 연도표기부분에 50이하 숫자가 입력되면 2000년대로 인식하고 50을 넘어가면 1900년대로 판단한다.
이 방법을 적용하려면 기준으로 삼은 특정숫자 이전의 자료가 없어야 한다. 체신금융시스템과 동일한 50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1950년대 이전에 작성된 자료가 없어야 한다. 50년대 이전 자료가 있으면 컴퓨터는 2000년대와 혼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체신금융의 경우 50년대 이후 구축됐기 때문에 50년대 이전 자료가 없어서 적용이 가능하다.
또 이 방법은 기준숫자로부터 100년동안만 사용할 수 있다. 체신금융시스템의 경우 2050년이 되면 컴퓨터가 1950년과 혼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전에 컴퓨터시스템을 교체해야 한다. 정통부는 체신금융시스템에 도입한 컴퓨터기종을 2000년대 초반에 Y2K문제가 해결된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대는 이같은 방법으로 97년 9월부터 변환작업을 벌여 지난해말 완료했으며 현재 검증 및 시험작업을 벌이고 있다. 모든 작업이 완료되는 5월이면 Y2K문제로 우려했던 전국 우체국의 송금, 입출금 및 이체, 국세수납업무 등의 중단 사태는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현대정보기술 전략지원팀의 박연남부장은 『앞으로 시스템을 완전히 교체할 생각이면 교체전까지는 연도표기를 네자리로 바꾸는 것보다 연도창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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