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뉴욕에서 시작된 미국과 북한간의 금창리 지하시설 관련 4차 협상이 지리하게 이어지고 있다. 5일 오전 재개되는 협상은 일주일째로, 점차 「마라톤 협상」의 양상이다. 워싱턴 관측통들은 『이번 협상은 성사되든 안되든 최소한 내주초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에 타결될 가능성이 60%, 5차 협상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40%』라고 말하고 있다.협상과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양측은 현재 타결을 위한 큰 고비는 넘었으나 또하나의 걸림돌에 막혀있다』고 전한다. 즉, 북한이 지하시설에 대한 현장접근을 허용하는 대신 미국은 식량지원을 한다는 골격에는 원칙적인 이해를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접근의 시기와 방식에 대해 북한측은 「2회 방문」을 고집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복수의 수시, 또는 정기적 접근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을 주장,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식량지원 문제에 대한 이견도 아직 만만치 않다. 미국은 『현장접근의 대가는 아니지만 지난해 수준(50만톤)의 인도적 지원이 가능하다』며 지난해 약속한 30만톤의 잉여밀이 올 4월이나 돼야 선적 완료된다는 점을 지적,「50만톤 + 알파」를 제시했다. 여기에다 민간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감자및 감자씨앗 보내기」까지 더하면 북한이 주장하는 100만톤에 근접할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북한은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안을 양해하는 눈치다.
하지만 3일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한 현장접근 시기및 방식에 대해서는 사정이 다르다. 우선 미국은 『핵시설로 전용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위해서는 복수의 수시·정기 접근이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 완강하다. 이에 대해 북한은 「2회 방문」은 허용할수 있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국내적으로 공화당의 강경한 입장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는 미 행정부로서는 이 문제가 관철되지않을 경우 4차 협상의 불발도 각오하는 분위기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 jmnews@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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