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이냐, 김희선이냐? 김희애냐, 채시라냐?MBC와 KBS의 저녁 8시대 새 드라마에 출연할 양쪽 진용이 짜여졌다. 두 방송사가 3월과 4월 방영할 새 주말극과 일일극에 주연을 맡을 스타 군단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MBC의 선공. 13일 첫 방송하는 주말극 「장미와 콩나물」 (정성주 극본, 안판석 연출). 「사랑과 성공」 인기의 여세를 계속 몰아가겠다는 각오다. 4형제와 며느리, 가족관계 속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이 드라마에 「그대 그리고 나」 이후 1년만에 주말극에 복귀한 최진실과 이 시대의 어머니상으로 꼽히는 김혜자가 며느리와 시어머니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 MBC는 최고의 시청률을 노린다. 여기에 손창민, 차승원, 한재석이 가세.
이에 맞서는 KBS의 만만치 않은 반격. 2TV의 주말드라마 「종이학」 후속으로 4월 방영 예정인 「사랑을 찾아서」 (홍영희 극본, 이응진 연출). 맞불 전략이다. 아직 교섭중이지만 김희선 이영애 최지우 김지영을 내세워 순수하면서도 때로는 파괴적인 네가지 빛깔의 젊은이 사랑을 보여줄 계획이다.
4월초 선보일 일일 드라마 싸움도 흥미진진. 숱한 화제와 비난을 낳으며 줄곧 시청률 1위를 고수했던 MBC 일일극 「보고 또 보고」 의 후속 「하나뿐인 당신」 (박정란 극본, 정운현 연출). 결혼과 출산으로 시청자 곁을 2년여 떠났던 김희애가 브라운관에 컴백.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자기 주장이 강하면서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당찬 30대 주부역을 해 낸다. 변우민 박찬환 이민영 등 젊은 연기진과 백일섭 김윤경 등 중진급이 조화를 이룬다.
「보고 또 보고」 기세에 눌렸던 KBS는 4월초 방영할 「순정」(가제·박진숙 극본, 김현준 연출)으로 「바람은 불어도」 「정 때문에」등 옛 일일극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야망의 전설」의 최수종 채시라를 전면에 내세워 고아 출신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살아온 두 어머니를 둘러싼 가족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다. 중후한 이순재, 고두심과 청춘스타 명세빈 송승헌도 함께 KBS의 일일극 고토 회복에 앞장선다.
양사가 저녁 8시 드라마에 이처럼 초호화 캐스팅을 한 것은 드라마의 승패 여부가 다른 프로그램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나기 때문. 이 시간대 드라마 의 성공은 저녁종합뉴스 등 곧바로 전후 프로그램의 시청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양사는 겉으로는 시청률 경쟁을 자제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 일일연속극의 경우 1회당 총 200만원으로 정한 출연료 상한선을 준수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처럼 호화배역을 투입하는 것을 보면 이 약속이 지켜질 지 의문.
/배국남기자 knba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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