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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Classic] '아니벌써' '몽금포타령'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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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Classic] '아니벌써' '몽금포타령' 재즈

입력
1999.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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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는 던져졌다.재즈맨이 되고 싶어 했던 이봉조나 길옥윤, 그들의 대중음악 작품들이 재즈로 복권될 수 없을까. 재즈맨의 손길을 거쳐 꾸준히 재해석되다보니, 어느덧 스탠더드로 당당 대접받는 미국 유행가처럼.

이정식(39·색소폰·수원대등 교수)씨를 선장으로 한 「Korean Jazz Standard」 시리즈 1집이 완성됐다. 재즈맨 사이에서 심심파적으로 이뤄져 온 비슷한 작업에 찍는 종지부이자, 새 출발점이다. 김희현(드럼), 곽윤찬(피아노), 박지혁(기타), 전성식·김영현(베이스), 이주한(트럼펫)등과의 협연작(BMG). 「화두」란 바로 1집의 부제.

모두 11곡. 테이프를 끊은 작품은 30년대 유행가 「나는 열일곱살이예요」. 당시 세계를 휩쓸던 스윙 재즈 어법을 수용, 발빠르게 가요화한 곡이다.

산울림의 「아니벌써」가 신나는 펑키로 된다. 퓨전화한 김광석의 「나의 노래」에는 소프라노·앨토·테너·바리톤등 네가지 색소폰이 등장. 이정식씨의 더빙 녹음이다. 이봉조의 「꽃밭에서」는 신디사이저가 내는 파이프 올갠음과 소프라노 색소폰이 어우러진 청아한 듀엣곡으로 변한다. 바로크 시대의 대성당을 염두에 두고 연주됐기 때문이다. 장현의 「미련」은 입맛 당기는 보사노바가, 유제하의 「가리워진 길」은 발라드 재즈가 된다.

앨범은 또 구전 민요도 다양한 어법으로 재즈화했다. 「희망가」는 왈츠풍의 재즈로, 「몽금포 타령」은 ECM 스타일의 뉴 에이지로, 「진주 난봉가」는 이론적인 선법(旋法·mode) 재즈로 변신한다. 특히 「희망가」는 연주곡과 보컬곡(소리 장사익)등 두 가지 해석이 비교 감상의 즐거움을 준다. 「사노라면」은 발라드풍 피아노 트리오가 된다.

2월 이틀 꼬박 난장스튜디오에서 녹음을 완료한 이씨는 『우리에게도 한국인만의 재즈가 있다』며 『미국곡만 발표해왔던 데서 비롯된 짐을 조금은 던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히 「희망가」「아니벌써」는 일제와 유신등 암울한 시대를 반영한 민중의 노래라는 것.

기획자 하종욱씨는 『가요 냄새를 배제, 재즈가 갖는 어쿠스틱의 매력을 최대화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씨는 『허비 행콕이나 조슈어 레드먼등 재즈맨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스탠더드로 돌아간다』며 재즈의 「스탠더드 사랑」을 전하고, 『재즈는 곧 스탠더드의 역사』라고 압축했다. 『이 작업과 별도로, 「신중현 노래집」「이판근 노래집」등 존경하는 선배의 「songbook」 제작 또한 남겨진 숙제』라고 그는 말한다.

기록에 남은 국내 재즈 연주 1호는 작곡가 홍난파의 1926년 YMCA 무대. 장병욱기자 aj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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