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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초등학교] 학생자율의 '열린 입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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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초등학교] 학생자율의 '열린 입학식'

입력
1999.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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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초등학교 입학식이 일제히 열린 4일 오전 11시. 전교생 380여명에 12학급밖에 안되는 한강변의 초미니학교 한강초등학교(교장 최신일·崔信一·57) 입학식장. 길고 장황한 교장의 인사말, 지루한 교원 및 학교 소개 등 의례적이고 겉치례적인 광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이날 입학식의 중심은 철저히 학생이었다. 『교장 최신일입니다.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단 두마디 밖에 안되는 교장의 인사가 끝나고, 2명의 담임소개에 소요된 시간은 불과 5분여. 다음부터는 학생들이 입학식을 이끌었다.

이날 1학년 신입생 꾸러기들을 처음 맞이한 것은 선생님이 아니라 6학년 형과 언니들이었다. 입학식 도우미로 나선 6학년들은 66명의 새 동생들 옆에 한 명씩 다가가 겨울방학내내 정성스럽게 만든 형형색색 색종이 목걸이를 걸어준 후 종이 개구리를 신입생 이름표에 일일이 달아주었다. 개구리가 긴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나오듯, 부모품을 떠난 어린 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도우미 형·언니들의 역할은 계속됐다. 신입생들의 손을 잡고 6년동안 다녀야 할 교실과 화장실, 식당, 교무실 등으로 안내했다.

『언니야 내 교실은 어디야』(1학년 강지숙·姜知淑) 『저기 1반이라고 쓰여있지, 내일부터 저기로 오면 돼』(6학년 이지애·李智愛) 오고가는 물음과 답변속에 이들은 하나가 됐다. 형과 언니들은 동생들에게 분명히 약속했다. 『내 도움이 필요할거야. 언제라도 찾아와. 나도 자주 갈게』 이처럼 입학식은 6학년생과 신입생간의 1대1 자매결연 무대가 되었다.

한강초등학교의 열린교육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15명의 선생이 학생들의 신상을 줄줄이 꿰고있고, 교무실은 연중 열려있다. 「왕따」나 「체벌」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최신일교장은 『인성교육이 초등교육의 핵심이 되어야하고, 입학식은 그 출발』이라고 말했다. 열린 학교의 열린 입학식 광경이었다.

김진각기자 kimj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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