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LG 구단 관계자들조차 미심쩍어했다. 겉으로는 『잘 할겁니다』라고 했지만 속내는 『과연 잘 될까』였다. 그랬던 그들이 요즘은 『저렇게만 한다면 큰 일도 내겠다』며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지난해까지 팀의 4번타자 노릇을 하다 올 시즌 투수로 전향한 심재학(27). 지난해 말 그의 보직 변경 방침이 정해졌을때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외야에서 홈으로 뿌리는 송구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을 정도로 그의 강한 어깨는 정평이 나 있지만 타자가 투수로 전향, 성공한 예가 거의 없었던 까닭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들도 부정적인 말을 삼가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가진 두차례 연습경기에서 나타난 투수 심재학의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높았기때문이다.
2일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벌어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1군과 LG와의 연습경기. 선발 김상태에 이어 3회 마운드에 오른 심재학은 그동안 받은 투수 수업의 성과를 한껏 발휘했다.
9명의 타자를 상대로 2이닝동안 2피안타 2탈삼진 2볼넷 무실점. 최고 구속은 141㎞였다. 4회에는 첫 타자 야마사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 이노우에를 병살타로 처리하는등 위기관리능력까지 입증해 보였다.
지난달 24일 자체 청백전에서 역시 2이닝을 2탈삼잔 무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할때만 해도 「아직은 …」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던 코칭스태프들도 이날만큼은 만족스러워했음은 물론이다.
심재학은 『여전히 포수와 사인을 교환하는데 서툴고 주자에게 도루 타이밍을 뺏기고 있다. 아직 모자라는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변화구의 각도와 컨트롤리 의외로 안정돼 있다고 평가하며 그가 팀의 유일한 좌완 선발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삼우기자 samwoo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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