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변 고액 수표」의 주인은 누굴까, 그리고 찾을 수 있을까.서울 강남구 역삼동 유흥가 주변에서 용변 뒷처리에 쓰인 100만원 수표 1장과 10만원권 수표 2장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은 신고 일주일이 지난 3일까지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분실신고도 없다.
경찰이 수표 주인을 찾는 것도 간단치 않다. 법원으로부터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해당 은행에 수표 원주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지만 범죄와 관련됐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영장을 신청할 수 없다. 설령 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다해도 그같은 일에 공권력을 낭비한다는 비판이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수표발행 은행이 나설 형편도 아니다. 100만원권 수표를 발행한 국민은행측은 『수표를 발행받은 사람을 외부에 알려줄 수도 없고 내부적으로 파악한다해도 처음 발행받은 사람이 수표의 최종 소유자라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어떤 행동을 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취객이 만취한 상태에서 급한 나머지 수표를 휴지로 착각했다는 설, 소매치기가 현금만 챙기고 액땜용으로 일을 저질렀다는 설등이 다양하지만 당사자가 나타나지 않는한 주인찾기는 미궁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같다.
이 경우 120만원의 주인은 누가 될까. 용변을 맨 처음 발견한 것은 만화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문모(21)양. 그러나 정작 수표를 수거하고 신고한 사람은 주인 손모(46)씨이기 때문에 유실물 신고뒤 1년 14일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약 30%의 세금을 뺀 금액을 손씨가 받게 된다. 윤순환기자 shyoo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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