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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소싸움] 싸움소 180마리 등장 '대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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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소싸움] 싸움소 180마리 등장 '대충돌'

입력
1999.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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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자던 야수성의 대충돌 -1톤에 가까운 육중한 근육 덩어리의 충돌. 모래가 튀어 관중석을 뒤덮고 뼈가 부러지는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인위적으로 싸움을 붙일 수 있는 가장 큰 동물은 소(牛).

그래서 소싸움은 힘과 역동성에 있어 다른 종목과는 비교가 안된다. 유순함과 복종의 상징인 소가 내면의 야수성을 응축해 표출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흥분은 더욱 커진다. 김해 진주 함안등 여러 곳에서 소싸움이 벌어지지만 농번기를 앞둔 이맘때 경북 청도에서 벌어지는 행사가 가장 크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청도 소싸움축제가 10일부터 14일까지 청도군 이서면 서원천변 특설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해까지 지역 문화행사였지만 올해는 문화관광부가 문화관광축제로 지정해 전국규모로 확대됐다. 180두의 싸움소가 등장하고 일본 국가대표급 소도 세 마리가 출전해 한·일대결을 펼친다.

주최측은 지난해의 3배인 30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장인 「우짱」(牛場)의 직경을 10m늘려 45m로 만들었고, 서원천 둔치를 깎아 7,000대가 들어갈 수 있는 주차장도 마련했다.

■관전법

소싸움은 궁지에 몰린 소가 머리를 돌려 달아나면 승패가 결정난다. 시간제한이 없어 상대를 제대로 만나면 1시간은 보통이다. 갑(730㎏이상) 을(730㎏미만) 병(630㎏미만)종등 체급을 세 개로 나눈다. 갑종 우승소 상금은 600만원.

97, 98년 갑종 우승소 「번개」의 조련사 도종문씨는 『힘으로 이길 때도 좋지만 목치기 옆치기등 기발한 기술로 상대를 제압할 때에는 정말 통쾌하다』고 말한다. 싸움소는 송아지때부터 조련돼 만 2세가 되면 싸움에 출전한다.

보리쌀 콩 밀등을 섞은 여물이 주식이고 경기가 임박하면 십전대보탕 미꾸라지 뱀도 먹인다. 1년간 먹는 데만 400만원이 든다.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물이다. 도씨는 『3,000만원을 줘도 안판다』고 한다.

10일부터 경기가 시작되지만 결승이 열리는 14일에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축제에는 부대행사도 많이 열린다. 10년만에 처음으로 소싸움사진촬영대회를 열고, 한우로데오경기, 농경문화 전시회도 선보인다.

■주변 명소

청도에는 소싸움 외에도 둘러볼 곳이 많다. 특히 「청도의 눈」인 운문사(雲門寺·운문면 신원리)는 빼놓아서는 안될 곳. 신라 진흥왕 21년(560년)에 창건돼 한때 2,000여명의 승려가 수도했던 대찰이다. 대웅보전(보물 제835호)등 7점의 문화재와 천연기념물 180호인 처진소나무가 있다.

절 앞까지 도로가 나 있지만 주차료(2,000원)를 받는 입구에 차를 세워두고 걷는 것이 좋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걷기에 그만이다. 삼계리계곡, 학소대폭포등도 맑은 물을 만날 수 있는 반가운 곳이다.

/청도=권오현기자 koh@hankookilbo.co.kr

■가는 길

청도는 생각보다 멀다. 주행거리가 서울서 400㎞를 넘는다.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로 빠져 30번 지방도로를 이용하는게 가장 빠르다. 그러나 대구의 지리를 모르거나 길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은 당황하기 쉽다. 조금 돌더라도 경산까지 가는게 안전한 방법. 경산시내에서 25번 국도를 따라 대명→화양→남성현을 지나면 된다.

경치 좋은 지방도로도 있다. 경산IC에서 진량쪽으로 좌회전, 큰 사거리를 지나 200m쯤 가면 오른쪽에 자인, 대구컨트리클럽으로 가는 지방도로가 나온다. 20번국도와 만나는 길이라고 쓰여있다. 이 길로 우회전, 자인→학일온천을 거쳐 금천에서 20번국도를 만나 곰티재를 넘으면 청도읍이다.

도로표지가 충분치않아 지도는 필수품. 부산등 남쪽에서 갈 경우에는 건천IC로 빠져 우회전, 20번 국도로 산내→운문→금천을 지난다. 청도읍서 경기장까지는 계속 20번 국도를 따라 창녕쪽으로 7㎞를 가면 된다.

열차로 도착할 경우 역에서 행사장까지 일반버스와 행사셔틀버스(10~14일까지)가 10분간격으로 운행된다.

■별미

추어탕이 유명하다. 그러나 미꾸라지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엄격히 말하자면 추어탕이 아니다. 청도의 동창천 다로천, 밀양 얼음골등에서 잡은 쏘가리 메기 꺽지 망태 퉁가리등 무공해 민물고기가 재료. 만드는 방법은 추어탕과 비슷하다. 고기를 손질해 3~4시간 고기살이 흩어질 정도로 고아낸다.

채로 뼈를 걸러낸 국물에 배추 파 마늘 된장을 넣은 뒤 다시 1시간 가량 끓인다. 매운 고추와 고춧가루양념으로 맛을 내고 취향에 따라 산초가루를 곁들인다. 전라도(특히 남원)식이 걸쭉하고 뒷맛이 두텁다면 국물이 맑은 청도 추어탕은 개운하고 시원하다.

청도역전에서 10년째 추어탕집 삼양식당(0542_371_5354)을 경영하는 김명순씨는 『해장과 숙취해소에 좋다』고 말한다. 알려진 추어탕집은 청도역이 있는 고수리에 밀집해 있다. 현지인들은 삼양식당과 함께 의성식당(371_2349), 향미식당(371_2910)등을 추천한다. 묵은 김치와 민물고기조림을 함께 내놓고 3,500원을 받는다.

■숙소

잘 곳으로는 용암온천호텔(43실·371_5500)과 르네상스호텔(38실·371_0310)등 두 곳이 있지만 행사기간중에는 방잡기가 어려울 듯. 15개의 장급여관이 있는데 청도군 전화번호안내(0542_114)를 이용하면 연락처를 알 수 있다. 이마저 동이 난다면 승용차로 1시간 남짓 거리의 경주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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