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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진 지갑] 중고PC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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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진 지갑] 중고PC 어때요?

입력
1999.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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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박모(48)씨는 요즘 아들의 대학입학에 신바람이 나면서도 은근히 마음이 무겁다. 컴퓨터를 사달라는 아들의 성화때문이다. 『몇달 월급을 모아야만 겨우 장만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공부에 필요하다는데 모른체 할 수도 없는 처지.호주머니가 얇아져 컴퓨터 장만에 「속앓이」를 하는 고객들은 용산전자상가의 중고컴퓨터 전문매장을 찾아가볼만하다. 1년에도 몇번씩 「버전 업(Version Up)」되는 신제품을 그때마다 구입할 수는 없는 노릇. 게다가 사용하지도 않는 기능을 쓸데없이 모두 구비하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죄악」이나 다름없다.

현재 용산전자상가내 중고PC 전문업체는 90~100곳. 신제품을 팔면서 중고제품의 구색을 갖추고 있는 매장까지 합치면 300여곳에 달한다. 중고PC업체들은 IMF직후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지만 요즘은 다소 수그러든 상태.

용산 관광터미널상가에 자리잡고 있는 두리컴랜드 조민규(40)사장은 『최근 경기가 조금 회복되고 신제품 가격이 많이 떨어지면서 중고PC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약간 뜸해졌지만 여전히 월 80~100대는 팔리고 있다』고 말한다.

중고PC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기종은 586급 컴퓨터. 40만~60만원 정도면 괜찮은 컴퓨터를 장만할 수 있다. 아직은 매물이 적어 매장에 나오기 무섭게 팔리는 펜티엄Ⅱ급 컴퓨터는 70만~90만원에 판매된다.

굳이 멀티미디어 환경이 필요없는 경우라면 저렴한 486PC를 구입하는 것도 괜찮을 듯. 15만~20만원만 지갑에 넣고가면 최상급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단 장만에 앞서 잊지말아야 할 것은 컴퓨터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 파스칼의 강현석(44)사장은 『구형 기종일 경우 새로운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용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또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초보자라면 컴퓨터를 잘 아는 사람과 함께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영태기자 yt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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