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문의 본적은 어디일까? 90년대 들어 이 질문의 답을 동아시아 문화에서 찾는 학자들이 생겨났다. 이른바 「동아시아 주체성 학파」. 이화여대 정재서(중문학과)교수 등은 「유교 자본주의」 「아시아적 가치」라는 말이 유행하기 전 이미 동아시아적 가치에 주목했다. 그리고 한국 학문의 「핏줄」 속에 녹아 있는 동아시아의 가치와 동질성 찾기에 주력했다.「동아시아 연구」는 한양대 공성진(행정대학원), 서울대 김광억(인류학과), 서강대 조병한(사학과)교수 등 8명이 쓴 「동아시아 담론」13편을 정교수가 모은 책. 문예 계간지 「상상」등에 이미 기고됐던 글이지만 중진 논객들의 동아시아 지역 연구 성과를 한꺼번에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제1장에선 필자들의 기본 관점을 담은 「동아시아 연구, 글쓰기와 정체성」을, 제2장 「동아시아 담론의 전개와 그 본질」에선 동아시아적 가치의 보편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제3장은 중국학의 미래를 주제로 서울대 민두기(동양사학과) 명예교수와 편자 정교수의 대담을 실었다.
『세계는 공동 문화권에 기초해 블록화하고 있다. 「서구 학문 모방하기」에서 벗어나 우리 학문의 뿌리인 동아시아 문화에 천착해 학문적 주체성을 회복하고 토대를 굳건히 하자』는 것이 이른바 「동아시아 주체성 학파」의 핵심 주장.
이들에게 퍼부어지는 「신(新) 사대주의」라는 비판은 타당성이 있는가? 「동아시아 연구」읽기를 통해 독자들이 판단해 볼 일이다. 출판사 「살림」의 「살림중국문화총서」제9권으로 나왔다.
서사봉기자 sesi@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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