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99배구슈퍼리그서 팀을 9연패에 올려놓은 한국여자배구의 간판 장윤희(29·LG정유)는 요즘 고민이 한창이다. 본인은 은퇴의사가 분명한데도 회사측과 김철용감독이 발목을 잡고 놓아주려 하지않기 때문이다.
97년 결혼후 98슈퍼리그 98아시안게임 99슈퍼리그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속에 그는 신혼의 단꿈을 고스란히 접어둬야 했다. 잇단 합숙훈련과 대회출전으로 경기 기흥의 살림집서 지낸 날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 전사이클대표 출신인 남편 이경환(30·기아자동차)씨는 누구보다 선수생활을 잘 이해해 줬지만 장윤희의 눈에도 이제 한계에 이른듯 했다.
슈퍼리그가 끝난 후 휴가를 보내고 있는 장윤희는 2일 『더이상 가정을 내버려둘 수 없다. 남편도 은퇴를 원한다. 또 아기도 가져야 한다』며 은퇴의사가 확고하다고 밝혔다. 장윤희는 다만 『11년간 정들었던 회사나 김감독과 얼굴을 붉히며 끝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망설이고 있을 뿐』이라며 『휴가 기간동안 생각을 정리해 회사측에 최종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당초 장윤희의 은퇴결심에 대해 『선수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던 LG정유측은 『현역생활을 1년 연장해 10연패를 이루면 코치로 정식선임, 특급 대우와 함께 본격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도록 하겠다』고 제의하는 등 은퇴의사 철회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근영여고를 거쳐 88년말 LG정유에 입단한 장윤희는 부동의 레프트공격수로 팀의 슈퍼리그 9연패를 이끌었고 MVP에도 5번이나 뽑혔다. 특히 94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선 사상 첫 우승주역으로 활약했다.
이동훈기자 dh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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