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어업협상의 주무장관인 김선길(金善吉)해양수산부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2일 국회에선 통일외교통상위 회의에 출석한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정부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밝혀진「쌍끌이 선단」의 조업대상 누락 문제에 대해선 홍장관도 할 말을 잃은 듯 했다. 홍장관은 『쌍끌이 조업방식에는 분명한 합의가 되어있지 않아서…』라며 말끝을 흐린 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홍장관은 회의시작 전 의원들에게『우리가 잃는 것만 자꾸 강조하니 참 큰 일이다. 우리가 잃은 것이 있지만 일본도 잃은 것이 있다. 한중어업협정에도 일본과의 협상때와 똑같은 외교방정식이 대입될 것이다』며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사정을 두지않고 홍장관을 몰아붙였다. 이신범(李信範)의원은『어민들의 피해가 예상보다 엄청나게 큰 만큼 원점에서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한(金守漢)의원은 『65년 한일국교정상화 때도 어업협정이 「매국조약」이라고 반발이 컷던 것을 되새겨서 조약문구 한자라도 철저히 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의원들은 쌍끌이 선단 문제에 대한 실수를 지적하면서도 후속대책을 요구하는 선에서 발언 수위를 조절, 야당의원들로부터 융단폭격을 당한 홍장관을 「엄호」했다. 어선피랍 문제에 질의의 초점을 맞추는 우회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국민회의 김상우(金翔宇)의원과 자민련 이건개(李健介)의원등은 『어업협상 과정에서의 정부측 실수를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며 『후속회의를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신속히 이끌어내 쌍끌이선단 문제 등 보완사항에 대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원들의 막바지 질문은 과연 쌍끌이 선단문제 등이 후속회담에서 시정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모아졌다. 홍장관은 『쌍끌이 선단을 빼놓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어떻게든 조정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일방적인 기대가 아니냐』는 야당의원들의 호통에 홍장관은 『예전 관행이 있으니 합의도출이 되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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