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란다?」중국내 인권상황을 강도높게 비판한 미 국무부 보고서에 잔뜩 화가 난 중국 당국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중기간중 거꾸로 미국내 인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보고서를 냈다.
올브라이트 장관 방문 이틀째인 1일 신화통신은 28쪽에 달하는 「미국 인권보고서」를 발표, 『미국은 다른 나라의 인권을 운운하기 전에 자신의 인권문제부터 해결하라』 고 일침을 놓았다.
『미국은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했으며,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고, 인종차별, 아동학대로 바람잘 날 없으면서도 이에 대해 단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는 나라』 『거대기업의 입맛에 맞게 잘 길들여진 언론과 정치에는 무관심한 국민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의 보고서 내용을 주로 인용한 이날 중국당국의 보고서는 『인권에 관한한 더 이상 양보할 것이 없다』 는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야당 결성과 같은 민감한 정치문제에 까지 미국의 입김에 휘말린다면 체제유지 조차 힘들어질지 모른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보고서」는 이밖에 96년 한햇동안 50여만명이 진압경찰의 잔혹행위에 시달렸으며, 흑인들은 대부분 정치·경제적 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본적인 의료보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미국 시민들이 무려 4,100만명에 달하는, 선진국중 유일한 의료후진국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에 대한 뜨거운 원색공방으로 미국과 중국은 미사일 확산방지, 대만문제, 무역불균형 등 당초 회담의제는 제대로 논의조차 못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2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을 예방한 뒤 『중국측이 국무부 보고서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지만 우리는 진실을 말했기 때문에 결코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hwangys@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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