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관광진흥이라는 목적으로 도로표지판과 공문서에 한자를 같이 쓰겠다고 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 하나씩 짚어본다.먼저 도로표지판의 경우이다. 외국관광객이 자주 찾는 한국 땅이름이 전국 방방곡곡에 한글로 적혀 있으니 도로표지판도 한글로 적혀져야 한다. 또 외국인은 자기가 찾는 곳을 당연히 한국말 이름으로 묻고 찾아야 빠르고 정확하다. 한국보다 관광수입이 훨씬 많은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관광진흥이라는 목적으로 도로표지판에 여러나라 글자를 뒤섞는 경우는 없으며 단지 국제공항에서만 영어로 안내하는 것이 관례이다.
지금 한국 도로표지판에는 한글 아래에 로마글자가 쓰여 있는데 잘못 쓰인 글자가 많고 약자를 마구잡이로 써서 외국인에게 크게 혼란을 주고 있다. 또 우리나라 도로표지판은 글자가 작고 위치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서 교통사고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외국관광객에게도 불편하다.
이번에 전국 도로표지판을 바꾸는데 비용이 1조원이 든다고 한다. 표지판에 한글 영어 한자를 동시에 적으려면 크기를 모두 늘려야 하고 기둥도 갈아야 한다. 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관광수입 얼마를 목표로 하는지 당국은 밝혀야 할 것이다.
현재 도로표지판을 바꿀 필요가 없다. 혹시 예산이 남으면 도로표지판에 잘못 쓴 로마글자를 지운 뒤 그 자리에 한글을 더 크게 쓰고 복잡한 갈림길에는 같은 표지판을 반복해서 세워야만 한다.
정부에서 쓰는 공문서의 경우 법조계나 전문기관에서 한자용어를 한글로 고치는 작업을 수십년동안 계속해 읽기가 편리해졌다. 한자는 구조가 복잡해 읽고 쓰고 배우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국인도 60% 이상이 제대로 읽지 못한다. 또 우리나라 한자는 중국에서 현재 사용되는 글자와도 사뭇 다르다. 국민의 바람은 더 쉬운 공문서임을 공복들은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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