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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천공항, 서두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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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천공항, 서두르지 말라

입력
1999.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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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 개항할 인천국제공항이 종합정보통신시스템(IICS) 시운전 부족으로 운영에 혼란이 예상된다는 감사원의 지적은 불안을 안겨준다. 그동안 부실과 졸속으로 인해 일어났던 대형 참사들의 악몽이 되살아 난다. 공항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개항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감사원은 『인천국제공항의 중추신경망인 IICS 종합 시운전에 최소한 1년 정도가 필요한데, 관련공사 발주지연으로 3개월로 단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예정대로 2001년 1월에 개항된다면 항공기 관제업무, 예약과 발권, 화물처리 등 공항의 신경망 시운전에 충분한 시간이 없어 실수나 오류로 인한 공항기능 마비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최첨단 시설을 갖추게 될 신공항의 첨단기기 운영에 대한 충분한 실습과 교육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해 8월 개항한 홍콩 첵랍콕 신공항이 겪었던 혼란을 교훈삼아야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문제가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는데도 시운전 기간을 늘리기는 커녕 더욱 줄이려 한다는 점이다. 98년 4월로 예정됐던 시스템 예비설계 공사가 12월로 연기되는 바람에 1년으로 잡혀있던 시운전 기간이 6개월로 단축된 것을 국정감사에서 문제삼았던 것인데, 이제는 3개월로 줄일 예정이라니 어이가 없다. 잦은 설계변경과 부실공사 시비로 불안해 하는 국민을 어떻게 안심시킬 것인가.

이 공항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문제점이 많다. 우선 교통문제만 해도 전용고속도로 하나로는 큰 불편이 예상된다. 만일 폭설이나 대형 교통사고 등으로 일시적으로나마 고속도로가 막히는 일이 일어나면 대체 교통수단이 없어 공항기능은 올스톱될 것이다. 지금 추진중인 전철은 2005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계획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으며, 서울 남동쪽을 비롯한 수도권 연계교통망은 계획조차 없다.

시간에 쫓기듯 개항을 서둘러서는 안된다. 홍콩 첵랍콕공항의 개항초기 혼란은 홍콩 반환 1주년 자축잔치를 위해 개항을 무리하게 앞당기느라고 충분한 종합시운전을 못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일본 간사이(關西)공항 개통에 이어 경쟁대상으로 등장한 홍콩 첵랍콕공항과 말레이시아 세팡공항도 문을 열자마자 시행착오라는 대가를 치렀다. 개항이 늦어지더라도 경쟁공항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더 완벽한 공항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스케줄을 조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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