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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임교수 마구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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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임교수 마구 늘어난다

입력
1999.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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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용(李仁用), 백지연(白智娟), 최동호(崔東鎬), 이금희(李錦姬). 이들의 공통점은? 전·현직 TV뉴스 앵커들이다. 그러면 조세희(趙世熙)씨와 정몽준(鄭夢準)씨는? 이쯤되면 애매하다.답은 「교수님」. 이들은 모두 이번 새학기부터 어엿한 교수신분으로 대학강단에 서게 된다. 이인용씨와 이금희씨는 숙명여대에서, 백지연씨와 최동호씨는 각각 한양대와 세종대에서 언론관계 강의를 맡는다. 조세희씨와 정몽준씨는 경희대에서 국어국문과와 체육대학원에 출강한다.

대학가에 신학기 개강을 맞아 「겸임교수」가 대거 임용되고 있다. 겸임교수제란 말그대로 본업은 교수가 아니지만 관련분야 전문직업인들이 강의를 하는 제도. 생생한 현장경험을 전수함으로써 대학 교육에 이론과 현실의 균형을 도모하는게 목적.

또 특별한 학력은 없지만 사회 각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초빙교수」형태로 대학강단에 선다. 주로 최불암씨등 연예인 교수들이 여기 속하며 목적은 겸임교수와 같다.

전문직업인이나 연예인들이 대학강단에 서는 것은 더이상 특이한 현상이 아니지만 최근 유난히 늘어난 이유중에 현장교육과 학교홍보란 본래 목적외에 재정난 타개라는 대학의 속사정이 담겨있다.

대학평가에 최우선항목인 교원확충비율을 늘이기 위해선 교수확보가 필수.

하지만 IMF이후 빠듯한 형편의 대학들이 연봉 수천만원의 정교수를 채용하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겸임교수가 주당 9시간 이상 강의를 맡을 경우 교원 1명으로 인정되는 겸임교수제는 대학입장에선 사막의 오아시스다. 겸임교수는 대학 정교수에 비해 적은 시간당 4만~5만원정도의 강사료를 받을 뿐이다. 교육부관계자는 『많은 대학들이 교원확보책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겸임교수들이 모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아니다.

K대 교무처 관계자는『기존 교수들에게 자극도 되지만 전문강사가 아니기에 수업이 불충실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교수들이나 시간강사들은 이들 때문에 강의 시간마저 빼앗기는 등 피해를 보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이들의 능력이 탁월하다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있는 기준도 없다. 재정난에 몰린 대학들이 고육지책으로 겸임교수를 양산하고 있으나 상아탑을 지켜온 교수들이나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려한 인물들로 화제를 모으는 겸임교수제도 결국 알고보면 IMF에 적응하려는 보통사람들의 우울한 몸짓이기도 하다.

이주훈기자 jun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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