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가 「이강래(李康來) 낙마」의 여진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 구로 을 재선 후보교체의 파장은 이강래 전청와대정무수석의 비리의혹 유포와 관련한 음모설을 넘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여론조사결과 등이 왜곡, 보고됐다』는 조작설로까지 번졌다. 심지어는 이번 사태를 신·구주류의 갈등속에서 김대통령의 의중이 당에서 관철되지 못한 첫 사례로 꼽으면서 권력「누수설」을 제기하는 측도 있다.여론조사 조작설은 이전수석과 한광옥(韓光玉)부총재, 김원기(金元基)노사정위원장이 인지도면에서 엇비슷하게 나온 조사결과 이외에 제3의 여론조사가 있었다는 얘기가 한 고위 당직자의 입을 통해 흘러 나오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비공식적으로나마 공개되지 않아 의혹이 증폭된 것이다. 또 22일 이전수석이 일단 후보로 내정됐음에도 김대통령을 독대하고 나온 김병오(金炳午)지구당위원장이 「여론조사 재실시」를 언급했고 이것이 23일 실행에 옮겨졌다는 점도 석연찮은 대목이다. 이같은 조작설은 이전수석을 당에 보내려 했던 김대통령의 뜻이 조직적으로 거부됐다는 누수설과 동전의 앞뒷면을 이룬다.
이처럼 여진이 권력 핵심에 대한 「도전」으로까지 해석되자 김대통령의 육성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이 정리에 나섰다. 김수석은 1일 『여론조사 왜곡은 생각할 수 없으며 김대통령은 모든 종류의 여론조사 결과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 결과만을 참작한 것이 아니고 체감 인지도, 밑바닥 민심, 조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서 『지난해 7.21 재·보선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30~40%포인트를 앞서고도 신승에 그친 종로, 광명을을 생각해 보라』고 반문했다. 「누수설」에 대해 김수석은 『꿈에도 생각못할 일』이라고 일축하고 『선거승리를 위한 당의 건의를 대통령이 수용한 것일 뿐』이라며 억측을 경계했다.
/고태성기자 tsg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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