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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평] 바보상자에 놀아나는 대학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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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평] 바보상자에 놀아나는 대학문화

입력
1999.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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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부분 전국 대학교의 입학식이 열린다. 새 봄과 함께 대학에 첫 발을 딛는 새내기들. 이들에게 대학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TV 속에는 획일과 모방으로 가득한 대학문화와 대학생활 뿐이다.

최근 들어 TV 오락 프로그램의 단골 메뉴로 등장한 대학과 대학생들. KBS 2TV의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와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은 대표적인 대학생 출연 프로. 「슈퍼TV…」의 캠퍼스 영상가요와 「자유선언…」의 서바이벌 미팅은 대학생을 위한, 대학생에 의한 코너. 캠퍼스 영상가요는 커플들의 힘과 인내심을 자랑하는 게임, 장기자랑, 대학홍보 개사곡 소개 등으로 진행된다. 또 서바이벌 미팅은 남학생과 여학생 각각 5명이 출연, 최종 한쌍의 커플이 남아 미팅에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다.

대학문화는 사회비판에서 전통·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식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프로들에는 연예인들의 흉내가 주류다. 캠퍼스에는 오로지 연예문화만 횡행할 뿐이다. 캠퍼스 영상가요에 흔히 등장하는 여장 남학생들. 허벅지까지 드러낸 치마를 입고 여가수의 노래를 자랑스럽게 불러 제낀다. 그것도 부족. 난쟁이 모습으로 장기자랑에 열을 올리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입양아로 등장, 아픈 사연을 이야기 하다 끝에 거짓말이라고 태연스럽게 말하는 뻔뻔함도 있다. 시선을 끌고 재미만 있으면 남의 아픔은 짓밟아도 된다는 식이다.

사회문제까지 자연스럽게 희화화 한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상대방을 무참히 「왕따 시키는」 서바이벌 미팅. 미팅 탈락자에게 소금이 던져지는가 하면 매도 가해진다. 대학생은 연애를 위해 물불을 안가리는 단면만이 부각될 뿐이다. 학생들의 진로나 사회에 대한 고민, 진리·학문 추구의 모습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오죽 했으면 「민주언론운동 시민연합」 방송모니터 분과에서 2월의 나쁜 방송으로 서바이벌 미팅을 선정했을까? 더욱이 공영방송을 지향하는 KBS가 이 프로를 방송하고 있다.

/배국남기자 knba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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