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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과기원 교수들 '바이오은행'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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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과기원 교수들 '바이오은행' 만든다

입력
1999.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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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공학의 고부가가치 소재 항체 펩타이드 개발과기원 교수들이 벤처기업을 창업, 생명공학 분야의 고부가가치 소재인 항체와 펩타이드(키워드 참조) 개발에 나섰다.

국내 산업이 외양은 화려해도 실질적인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재분야가 취약하듯이 생명공학·의과학분야도 마찬가지. 진단시약이나 신기능물질을 개발하는데 꼭 필요한 항체나 펩타이드(단백질의 일종)는 고가의 첨단 바이오테크 물질이지만 국내에서는 생산이 안돼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김재일 송우근 엄수현교수는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1월 벤처회사 「이효폴리텍」을 창업, 항체·펩타이드 생산시대를 열고 있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항체·펩타이드의 수요·공급을 중개하는 은행을 설립할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바이오 은행」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항체란 항원에 반응하는 물질 정도로 알고 있기 십상. 그래서 병원에서나 쓰이는 것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생명공학 연구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기초물질이다. 항원이란 병원균의 부산물뿐만 아니라 어떤 특정한 물질에 반응하는 모든 것을 통칭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세포가 일정한 환경이 되면 스스로 죽는 「세포자살」에 대한 연구는 최근 생명의 신비, 암 퇴치법을 규명하는 열쇠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만약 자살세포에만 반응하는 항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질병퇴치는 물론 유전자와 세포의 생성과 기능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뱀이나 거미에 물렸을 때 신경전달을 막아 죽게 만드는 신경독소를 조절할 수 있는 신경조절 물질과 신기능효소, 항균펩타이드같은 생리활성 물질, 단일·복합 항체등은 이미 연구기관 병원 제약회사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아직 연 50억원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론 더욱 급속히 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이러한 물질들을 대부분 수입하거나 간단한 것만 실험실에서 직접 만들어 쓰곤 했다. 펩타이드는 20가지 아미노산을 섞어 유기반응을 통해 만들어내며 항체는 특정 펩타이드를 동물에 주입,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생산하는 세포주(細胞柱)에서 분리 추출한다.

항체나 펩타이드는 한번 만드는 데에는 1~3주가 걸리고 가격도 고가다. 항체 한방울(0.1㏄)에 50만원, 구조가 복잡한 펩타이드는 한 개에 2,000만원씩 할 정도다. 이효폴리텍은 이미 한 연구소에서 펩타이드 2개를 주문받았는데 수입가보다 30~50%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

이효폴리텍은 장기적으로는 은행을 만들어 국내 연구진에 공급을 원활히 할 계획이다. 즉 일단 한번 항체를 만들어내면 항체와 이를 생산해 내는 세포주를 냉동보관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또는 펩타이드를 만드는 다른 기관과 함께 네트워크를 구성해 수요-공급을 중개한다는 구상이다.

/김희원기자h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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