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에서 내각제 노선 및 당의 주도권를 둘러싸고 박태준(朴泰俊·TJ)총재측과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를 비롯한 김종필(金鍾泌·JP)총리 직계들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26일 총재단간담회는 「3월부터 대국민 내각제 홍보」 「김수석부총재 주재의 총재간담회 수시 개최」등 크게 두가지 결정을 내렸다. 이는 내각제 추진에 소극적인 박총재 대신에 김부총재를 당무 전면에 포진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총재는 다른 일정때문에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김부총재는 『총재가 즉각즉각 움직이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우리끼리 자주 모여 현안에 대해 논의한 뒤 총재에게 보고할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JP직계들은 『효율적인 내각제 홍보를 위한 조치로 다른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TJ측은 『김부총재 등 충청권 인사들이 총재를 흔들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총재의 한 측근은 내각제 조기 홍보와 관련 『김부총재가 최근 청년조직 모임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내각제 홍보책자를 나눠준 것은 문제가 있다』며 『내각제로 공동여당간 불협화음을 조장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JP직계의 원외지구당위원장 100여명은 23일 『3월부터 내각제 투쟁에 들어가지 않으면 조기 전당대회 소집요구를 하겠다』며 TJ를 겨냥했다. 일부 위원장들은 집회도중 『박총재는 내각제 연기발언을 해명하라』는 구호를 외쳤다가 취소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에 박총재측은 『당의 단합을 해치는 행위』라며 사뭇 불쾌한 표정이다. JP직계 당직자들은 『내각제 추진과 당내 결속이란 두가지 과제를 조화시키는 제도체제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며 은근히 당권 문제까지 건드리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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