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의 대게잡이 어선들이 한일어업협정 발효 한달만에 새로운 어장을 찾기위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부근까지 출어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채 일본 EEZ내의 황금어장을 바라보고 한숨만 쉬다 귀항했다.최근 포항 경주 영덕 울진 등 동해안지역 대게자망 어선 70여척은 자망방식으로는 대게를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있었지만 혹시라도 배타적경제수역 부근에서 새 어장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로 오키군도 인근(동경 133도 위도36도57분) 남북 10마일까지 출어했다.
그러나 대게 황금어장인 EEZ내에는 일본해상보안청 소속 경비정이 포진, 『EEZ로 들어오면 안된다』는 한국말 경고 방송을 반복해 우리 어선들은 대게가 잡힐 가능성이 있는 수심 220∼320m 해역 찾기에 북새통만 쳤다는 것이다.
영덕 강구항 소속 38톤급 자망어선 오대호 선장 김동식(49)씨는 『EEZ부근에서 그물을 쳤다가 빈손으로 귀항했다』며 『우리 어선 수십척이 대게 서식에 적합한 수역으로 몰려 작업하는 장면은 처절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반면 대게잡이 황금어장인 오키군도 내에서 조업하는 일본 어선들은 자국의 해상보안청소속 경비함의 보호를 받았고 이를 지켜본 우리 어부들은 실의와 허탈감에 빠져 들었으며, 어쩌다 구역으로 접근하면 들어오지말라는 경고와 나포를 하겠다는 위협까지 당했다.
영덕군 강구항 소속 101주원호 선장 손봉악(30)씨는 『거리를 레이더로 측정해보니 EEZ기준인 35마일에 미달하고 있는데도 일본 경비함은 경고와 위협을 계속했다』며 『혹시라도 새 어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해서 무리하게 경비를 염출, 출어한 우리 어선들은 살벌한 분위기에 눌려 주변 해역만 떠돌다 돌아왔다. 앞으로는 「영덕대게」란 말도 사라지게 됐다』고 자조했다.
/영덕=이정훈기자 junghoo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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