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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금가는 밀월, 양국관계 급격 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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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금가는 밀월, 양국관계 급격 냉각

입력
1999.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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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자유를 희생해 안정을 얻을 수 없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조만간 이해하게 될 것이다』-26일 빌 클린턴 대통령 임기 후반 대외정책방향 연설.『미국이 인권보고서를 악용, 다른 나라들의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촉구한다』-27일 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 회견.

98년 「전략적 파트너쉽」을 내세우며 밀월을 자랑했던 미·중 양국이 인권, 군사기술 이전, 대만문제, 무역역조 등 심각한 쟁점들에서 충돌하고 있다.

이에따라 28일 중국에 도착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중국 지도자들과의 의견조정에 세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클린턴 미 대통령은 26일 연설에서 해외에서의 적극적인 개입정책을 재강조하며 중국도 예외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중국의 인권이 98년 가을 이후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을 전례없는 강도로 비난했다.

한국계 해럴드 고(高洪株) 인권차관보의 첫 작품으로도 주목을 끌었던 인권보고서는 『중국에서 자의적인 처형과 고문·강제자백이 자행되고 있다』는 등 중국에 대한 정치적 배려를 배제한 신랄한 표현을 구사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자국의 중대한 인권침해는 언급조차 않은채 다른 국가들의 인권상황을 왜곡하고 내정에 대해 무책임하게 발언했다』고 맞받아쳤다.

이에앞서 2월초 미 국방부는 중국이 대만과의 접경지역에 미사일을 대량 배치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에 대만을 포함시킬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이 대만을 끌어들여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중국이 강력히 반발한 것은 물론이다.

또 22일 미 행정부는 미 휴즈사의 대 중국 통신위성 수출계획을 금지한 바 있다. 미국의 첨단 위성기술이 중국에서 군사기술로 전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심지어 미 보수언론은 중국이 북한에 위성기술을 지원해 주었다고 보도하며 반중(反中)여론을 자극했다.

미국의 대중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에 이어서 샬린 바셰프스키 무역대표부 대표와 윌리엄 데일리 상무장관도 중국 방문이 예정돼 있어 600억 달러 규모의 대 중국무역 적자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 미국은 5월로 임기가 끝나는 제임스 새서 주중대사의 후임자를 정하지 못하는 인선난에 빠져 있는데, 여기에는 양국관계의 악화가 중요한 배경으로 깔려있기도 하다.

신윤석기자 ysshin@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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