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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노인촌'으로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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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노인촌'으로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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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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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늙어가고 있다. 지난 세기에 태어난 아기들의 숫자는 꾸준하게 줄어든 반면, 의학과 사회복지의 발달로 장수하는 노년층은 늘어났기 때문이다.「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에서 인구폭발로 인한 자원부족과 기근을 우려했던 로마클럽은 이제 새로운 경고문을 준비해야 할 지도 모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우 25년뒤 연금수혜자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노년층은 7,000만명에 이르게 된다. 이들을 부양할 수 있는 청장년층 노동인력은 그러나 500만명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현재 이들 국가에서는 소득세 납부자 3명이 연금수혜자 1명을 먹여살리지만, 30년뒤에는 1.5대 1로 줄어들게 된다. 노령화 문제가 본격화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각국은 늘어나는 「실버비용」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한가지 방법은 청장년층에 대해 소득세 부담을 늘리는 것. 노인에 대한 복지 혜택을 줄인다는 현실적인 방안도 있다. 그러나 두가지 다 쉽게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방법이다.

각국 정부가 결정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망설이는 동안 공공부채 비율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GDP대비 60%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110%까지 늘어났다.

높은 출산율과 이민정책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노인문제에 대한 부담이 적은 미국도 현재 40%정도인 부채비율이 다음 세기 중반에는 70%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산아제한 운동으로 기록적인 인구감소에 성공했던 중국은 오늘날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1_2_4 가정」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중국은 연금과 사회보장제도에 소요되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1_2_4 가정」이란 1명의 자녀가 2명의 부모와 4명의 조부모를 부양하는 새로운 가족구조를 뜻하는 말이다. 최근 브라질이 봉착하고 있는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관대한 연금제도로 인한 부채증가가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다. 늙어가는 사회를 방관하고 있다가는 가혹한 경제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장 젊은 대륙」 아프리카도 노인문제가 심각하다. 이민홍수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노인을 부양할 수 있는 청장년층이 줄어든 것. 따라서 아프리카 대륙의 노인들은 자기 자신을 부양하기 위해 노동인력에 편입돼야 했다.

문제는 선진국 노년층도 이같은 짐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은퇴한 뒤 골프를 치며 여행을 다니는 말년을 꿈꿨던 노년층은 장수의 대가로 「연장된 노동기간」을 지불해야 할 지도 모른다.

/정리=김지영기자 kimjy@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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