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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외자유치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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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외자유치 '낙제점'

입력
1999.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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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68억3,600만불 성사… 목표의 26% 불과97년말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외자유치가 봇물을 이뤘으나, 경제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5대그룹들의 외자유치실적은 목표치에 턱없이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대그룹들은 외자유치에서 낙제점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계열사간의 대규모사업교환(빅딜)도 지연시켜 경제회생에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일 전경련과 재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대우 등 5대그룹이 지난 해 초 일제히 발표한 외자유치목표액은 총 263억달러에 달하고 있으나, 이날 현재까지 성사된 외자유치액은 68억3,600만달러(해외차입 제외)에 그치고 있다. 5대그룹이 외환위기이후 실제 들여온 달러는 목표액의 26%에 불과한 셈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중공업 중장비부문을 팔아 7억2,000만달러를 끌어들였으나 지분·자산 매각 등을 통한 전체 유치액은 11억달러에 불과하다. 삼성은 지난 해 초 50억달러를 유치하겠다고 공표했다.

대우그룹 역시 카자흐스탄의 카작텔레콤 지분매각(1억5,000만달러) 등으로 14억달러를 유치하는 데 그쳤고, LG는 10억3,000만달러에 머물고 있다. 대우와 LG도 지난 해 초 각각 50억달러와 65억달러를 올해 말까지 유치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이 계획이 달성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특히 SK그룹은 미국 전력가스회사인 엔론사로부터 지분참여형식으로 3억달러를 들여오는데 그쳐 98년 목표액인 20억달러의 6분의1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대상그룹이 지난 해 라이신사업 매각으로 6억달러를 유치한 점을 감안하면 SK그룹은 외자유치면에서 중견기업 수준에도 크게 뒤지고 있다.

현대그룹도 현대전자 미국자회사인 심비오스사 매각으로 8억6,000만달러를 유치하는 등 총 30억달러 정도를 끌여들였으나, 올해 말까지의 목표액인 78억달러에는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 해 말부터는 달러과잉현상까지 나타나 적극적인 외자유치의 필요성이 줄어든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5대그룹들은 경쟁력있는 사업까지 해외에 매각하면서 구조조정을 해 온 중견·중소기업에 비해 구조조정의 강도와 속도에서 게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동영기자 dy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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