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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노믹스 국제회의] 작년 노벨경제학상 인도 센교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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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노믹스 국제회의] 작년 노벨경제학상 인도 센교수 강연

입력
1999.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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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부재가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초래했습니다』지난해 빈곤과 기아퇴치를 위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인도의 아마르티아 센(66·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칼리지)교수는 『기업경영에서 투명성과 효율적인 금융감독의 부재 등 민주적인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아 아시아의 경제위기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센교수는 이어 『아시아 국가들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받아들였다면 외환위기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교수는 또 『아시아 일부에서 주창되는 민주주의와 경제성장과의 분리, 즉 「아시아적 가치」 논쟁은 집권자의 통치를 위한 것이지 국민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경제성장을 우선하고 민주주의는 차후의 일로 보는 이런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센교수는 『민주화되기 전의 한국이 급속한 성장률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비민주적인 시스템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며 『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의 오아시스」라고 불리던 「보츠와나」같은 나라도 지난 수십년동안 동아시아 못지않게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말했다.

한시간동안 진행된 센교수 강연은 대부분 「민주주의의 확립」에 할애됐다.

센교수는 『민주적인 제도를 채택하는 것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정열적인 실천』이라며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보장하는 가운데 다양한 민주적 방식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저력은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교수는 이와관련 『열린 토론의 장은 시장경제가 자칫 빠질 수도 있는 「가치 상실」의 문제를 견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센교수는 우리나라의 15세기 사림들의 사상과 17세기 노론과 소론의 대립 등을 예로 들면서 『아시아가 전통적으로 정치적 권리보다 위계질서를 강조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특히 김대중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센교수는 지난해 10월 빈곤과 기아문제에 평생을 바친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아홉살때 인도 대기근으로 수만명이 굶어 죽는 현실을 보고 후생경제학에 투신한 그는 「가슴의 경제학」을 추구한 학자로 평가되어왔다. 그는 상금으로 받은 760만크로나(12억7,000만원)을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빈민들을 위해 내놓아 자신의 학문을 행동으로 옮기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국내 경제학계 인사, 외국상공인들 등 2,000여명이 참석, 센교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유병률기자 bryu@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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