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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노믹스 국제회의] 4개주제별 토론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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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노믹스 국제회의] 4개주제별 토론요지

입력
1999.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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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시장경제」국제회의 학술토론회가 26일 오후부터 시작됐다. 27일까지 계속될 이번 학술토론회에서는 국내외 저명학자들이 대거 참석, 「가치, 통치구조와 발전」 「기업지배구조와 경제발전」 「법치주의, 부패와 경제발전」 「통치구조와 개혁의 정치경제학」등 4개 주제를 놓고 열띤 논의를 벌이게 된다. 26일 토론요지와 27일 토론 참가자들의 사전 발표문을 정리했다.

세베리노 세계은행(IBRD)부총재가 사회를 맡은 토론에서 참가자들은 민주적 정치제도가 경제위기극복과 발전에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주제발표자인 프란시스 후쿠야마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아시아 경제위기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선 경제성과를 내세웠던 독재정권의 정통성을 약화시켰으나 한국에서는 민주화의 진전으로 이익집단간 합의가 도출돼 정치제도의 정통성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후쿠야마교수는 그러나 『한국은 남아선호에 따른 심한 성의 불균형과 젊은층 중심의 범죄 및 폭력으로 향후 15~20년간 사회적으로 매우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민주국가가 비민주국가보다 경제위기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한국의 경제발전은 민주제도정착에 기여했고 특히 위기과정에서 치뤘던 대통령선거는 위기극복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토론자인 유종근 대통령경제고문(전북지사)은 『금융위기의 원인이 아시아문화에 있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시장경제가 정착되면 경제행위의 공정성과 책임풍토가 확립돼 신뢰와 협조관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람 아이어 IBRD한국국장 사회로 열린 토론에서 참가자들은 외환위기 해결과 관련, 주주중심의 기업지배구조 개편과 거대기업에 대한 견제필요성을 논의했다.

발표자로 나선 장하성 고려대교수는 『경제위기를 전염병에 비유한다면 외자유출은 단지 전달체였고 전염균자체는 아니었다』며 『근본적 위기원인은 한국경제의 체제내부, 특히 권력과 금력을 향유해온 재벌에 있다』고 말했다. 장교수는 『현재의 개혁은 시장기능 보다는 정부압력으로 이뤄졌지만 단기간의 부작용이나 역효과가 나더라도 재벌개혁을 보다 철저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해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이뤄야한다』며 『법개정이나 규제만으로 시장개혁이 달성될 수는 없고 국민 스스로 권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인 윌든 벨로 필리핀대 교수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을 다국적기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충분한 규제에서 찾았다. 벨로교수는 『IMF가 다국적기업의 요구를 지나치게 수용해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등에서 다국적기업의 시장진입수단이 되었다』며 『국제사회는 이제 국제자본이동에 대한 규제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니엘 카우프만 IBRD수석고문의 주제발표와 로버트 클릿가드 미국 랜드대학원장, 이진순(李鎭淳)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 로널드 맥클린 하버드대 국제발전연구소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나선다.

참석자들은 토론에서 민주주의·시장경제 발전과 부정부패 정경유착 척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법과 질서의 확립문제를 논의한다. 또 부패와 정경유착은 단순히 사회·윤리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의 장애요인임을 규명하기 위한 방안도 토론한다.

KDI이원장은 미리 배포한 발표문을 통해 우리나라 부정부패의 전형과 관련, 『관치경제하에서 시장의 자율적 조정기능을 대체한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시장을 왜곡시켰고, 이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또다른 시장을 규제하는 규제의 악순환이 부패 만연의 일차적 요인』이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부패 근절을 위해서는 관치경제를 청산하고 자유경쟁과 자기 책임원칙에 입각한 시장경제를 확립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스테판 해거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교수의 주제발표와 윌리엄 더글러스 조지타운대교수, 김중수(金仲秀)경희대 국제대학원장의 토론순으로 진행된다.

참석자들은 각국이 추진하는 개혁의 정도나 범위, 구조조정 성과의 차이가 정치적 통치구조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논의하고 개발도상국의 경험과 개혁의 성과를 평가한다. 특히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경제위기 극복과 보편적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도 논의할 예정이다.

스테판 해거드교수는 주제발표문을 통해 『민주주의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충격을 관리하는데 있어 독재정치보다 최소한 동등하거나 우월하며 정경유착과 부패는 위기를 초래하는데 있어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고 『시장중심의 정책, 관료집단의 개혁및 투명성은 부패를 줄이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내 독립적인 기구에 부패를 단죄할 수 있는 권한이 위임돼야하며 정부와 기업의 관계가 투명해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국제대학원 김원장은 『한국경제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혁의 혜택과 비용을 공유할 수 있는 보상메커니즘의 고안, 세계적 시야를 가진 경제학자들의 조언을 이해할 수 있는 정치지도자들의 집단 형성등에 초점이 모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유승호기자 shyoo@hankookilbo.co.kr

이성철기자 s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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