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시작된 올해 국제금융시장의 난기류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다. 경제활로를 수출확대에서 찾아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은 경제운영의 차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바깥바람이 IMF 2년차를 맞는 우리나라에 결코 간단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우선 엔화값이 심상찮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일본 엔화가 올해말까지 현재의 약세기조를 지속하겠지만 달러당 130엔이상으로 약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엔화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금융연구원의 이장영(李長榮)박사는 『일본의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말이후 엔화값이 급속히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 『엔화 약세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를 경우 제2의 아시아 금융위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강국면에 들어간 브라질 사태도 국제금융시장의 복병으로 남아 있다. 브라질 정부가 민간부문 외채까지 모라토리엄(대외지급불능)을 선언한뒤 상환일정 조정에 들어갈 경우 신흥시장 전체의 위험도가 높아지게 된다. 우리나라가 착실한 구조조정 등으로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이 파고를 상처없이 넘기기는 쉽지 않다.
금융전문가들은 이에따라 원·달러보다는 원·엔환율을 중심으로 환율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거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 @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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