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이 이상 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조합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고 청약접수를 위해 도심 한가운데서 밤샘 줄서기까지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조차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이다.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는 낙관론과 조합아파트에 대한 각종 규제가 느슨해진 것을 틈탄 가수요세력들이 가세해 과열분위기를 부채질,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 청약열기 너무 뜨겁다 대우건설이 서울 영등포 하이트공장 부지에 짓게 될 조합아파트(2,466가구) 모델하우스에는 24일 개관이후 이틀동안 하루 2만~3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26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되는 선착순 접수를 위해 아예 이틀전부터 밤을 새우며 기다린 인원만 3,000여명이 넘는다.
청약 접수가 시작도 되기 전에 사실상 마감이 끝난 셈이다. 이에 앞서 22일 산본 대림아파트 509가구에 대한 조합원 모집도 1시간만에 모두 끝나버리는 이변을 낳았다.
■ 줄서면 돈번다 청약열기는 조합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말 관련법 개정으로 청약통장을 갖지않아도 기간에 관계없이 무주택자이기만 하면 청약자격이 주어지는등 조합아파트의 문호가 크게 확대됐다.
무엇보다 조합아파트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시세차익을 노려볼수 있다는 점이 폭발적인 인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영등포 「대우드림타운」의 경우 33평의 분양가가 1억4,000만원대로 주변 시세에 비해 3,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이 대우측 설명이다. 특히 대우아파트는 아파트부지 주변의 교통여건과 입지여건등도 뛰어나 실수요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월1일부터 계약만 하면 분양권을 팔수 있게 돼 분양을 받은 다음 웃돈을 받고 되파는 방식으로 짭짤한 이익도 챙길수 있다. 일당을 주고 사람들을 고용, 줄을 서게 하는 「꾼」들의 모습도 적지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 냉정한 투자자세가 필요하다 부동산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조합아파트를 너무 장밋빛으로만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합아파트의 분양가가 싼 것이 사실이지만 금융비용부담이나 추가 부담금등을 고려, 분양가조건이 확실하게 유리한지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충고다.
업무추진비로 500만원정도를 더 얹어줘야하고 계약후 6개월안에 토지구입비등으로 집값의 절반이상을 한꺼번에 내야하는등 초기 금융부담이 만만치않다. 보통 2년정도인 일반분양 아파트와는 달리 조합아파트는 입주까지 3년이상 걸리는 경우도 적지않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金英進)사장은 『조합아파트의 분양가가 싸다는 점만 부각되면서 무조건 청약부터 해보자는 식의 생각이 번져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은 청약열기를 부동산시장의 전반적인 회복조짐으로 속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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