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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총, 거리에서 싸울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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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총, 거리에서 싸울 땐가

입력
1999.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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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24일 노사정위원회 탈퇴를 결의했고 한국노총도 26일 조건부 탈퇴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노사정위가 출범 1년여만에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탈퇴와 함께 「3·4월 총력투쟁」을 선언하고 있는 민노총은 27일에도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며, 대검찰청은 긴급회의를 통해 불법행위에 엄중 대처할 것을 밝혀 노·정 간에 긴장이 높아가고 있다.IMF 경제난 극복을 위한 협의체로 출발한 노사정위는 구성 축의 하나가 탈퇴할 경우 기능이 정지될 뿐, 다른 대안이 없다. 노사정위가 와해되면 과거처럼 대립과 투쟁의 노사관계로 돌아가게 된다. 이는 우리의 대외신인도를 하락시키고 외국자본의 유출과 외환위기의 재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대규모 기업도산과 실업 증가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계의 탈퇴로 노사정위는 한동안 공백기를 맞게 되었다. 정부는 이른 시일 안에 노사정위를 재점검하여 노동계를 대화의 장으로 불러들여야 한다. 노사정위 만큼 설득력 있고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는 기구도 없기 때문이다. 민노총은 노사정위의 합의사항 불이행을 비판하면서도, 정부가 노동시간 줄이기와 실직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대 등을 진지하게 협상할 용의가 있으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는 그 동안 부처 간 의견불일치를 보이며 시간을 허비한 점이 있으나, 민노총의 새로운 제안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참여를 설득해야 한다. 민노총도 실업자 초기업노조 가입 법제화, 민노총 합법화 등에서 보이고 있는 정부의 노사정 합의사항 이행의지를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전체 임금노동자 1,200만명 중 한국노총 소속이 100만명, 민노총이 50만명이다.

민노총은 「총력투쟁」 등 강성 일변도로 나서 노사 및 노정관계를 경직시키고, 결국 국가경제 회복속도를 늦어지게 해서는 안된다.

민노총은 노사정위에 참여하는 대신 노사, 노정 직접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노사정위 합의사항 90개 중 대부분 이행됐거나 이행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민노총이 노사정위에 참여해서 자기주장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올봄에는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5대 기업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등으로 실업자가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정이 대화를 통해 최대의 노사분쟁이 예상되는 이 봄을 넘겨야 한다. 정부는 노동계를 참여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만약의 혼란에 대비해서 엄정한 기준을 세우고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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