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바디스(어디로 가나), 이강래」여권의 서울 구로 을 재선거후보로 내정됐다가 낙마한 이강래(李康來)전청와대정무수석의 거취가 정치권의 관심사다. 신·구주류의 파워게임설까지 나오는 마당이어서 이전수석의 재기용여부는 여권내 역학구도의 변화에 의미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
청와대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중용될 것』이라는 배려성 발언이 나오고있지만, 당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한 편. 이전수석의 당 착근이 쉽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고비고비마다 신주류와 구주류간에 복잡미묘한 밀고당기기가 있을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이전수석의 동선(動線)은 그리 튀지 않았다. 청와대의 젊은 비서관 등 이전수석의 지원세력은 『집권여당의 결정이 하룻밤 사이에 왔다갔다 하느냐』 『개혁파를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그는 차분히 교체과정을 복기(復碁)했을 뿐이다.
이전수석은 25일 아침 조세형(趙世衡)국민회의총재대행와 전화통화를 했고 오전중 청와대로 찾아가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을 만났다. 이어 오후에는 방미 출국준비로 바쁜 조대행과 만나 저간의 사정을 들었다. 이전수석은 교체과정의 문제점을 솔직히 토로했고 조대행과 김실장은 『전체의 틀을 생각하자』며 이전수석을 달랬다고 한다. 이전수석도 일단 복잡한 심사를 접었으며 주변에도 『대통령과 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 여권의 한 고위인사는 『이전수석은 어디에 써도 되는 재목』이라며 중용에 무게를 실었다.
/이영성기자 leeys@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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