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8년 남파 간첩 혐의로 체포돼 41년간 복역한 세계 최장기수인 우용각(71)씨는 25일 오전 10시께 정부의 3·1절 특사조치로 대전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우씨는 수십년만에 세상 속으로 나온 탓인지 감정이 벅차 올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평북 영변 출신인 우씨는 29세 때인 58년 7월 동료간첩 7명과 함께 울릉도 서북쪽 해상에서 침투중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다음은 우씨와의 일문일답.
_ 41년이나 복역한 뒤 풀려난 소감은.
『폐쇄된 공간에서 살다 여러분을 만나 반갑다. 인권이라는 말을 할 수도 없이 억압받던 시기에 인도적 차원에서 우리들에게 물질적, 정신적 도움을 주고 국내외 여론을 환기시켜 준 민가협회원들과 인권운동사랑방 등 인권단체들의 석방운동에 감사한다. 그러나 그동안 동고동락해 온 70세가 넘고 병고에 시달리는 유낙진 선생과 많은 학생들이 사면에서 제외된데 해해 아쉬움이 남는다』
_복역중 가장 힘들었을때는.
『7·4남북공동성명이 나왔을 때다』
_북한이 미전향 장기수의 무조건 송환을 요구해 왔는데, 여건이 허락되면 북으로 갈 계획인가.
『이 문제는 개인의 의지대로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북한 정부 당국간의 문제지만 인도적인 견지에서 잘 해결되길 바란다』
_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가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_준법서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이유는.
『양심의 자유를 더 이상 침해당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_현 정부와 체제에 대한 입장과 앞으로 계획은
『입장은 다음에 말하겠다. 사회에 나가면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다. 또 미력이나마 힘닿는대로 통일을 앞당기는데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겠다』
/대전=허택회기자thhe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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