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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 도시건축]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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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 도시건축] 국립현대미술관

입력
1999.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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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중인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이란 제목을 보고 혹시 이상한 느낌을 가지지 않았는가? 견고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미술관 옆에 웬 사람 북적거리고 동물 소리 요란한 동물원이냐고 말이다.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이 미술관과 동물원이 바로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대공원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아니, 국립현대미술관 가는 길은 훨씬 더 험하다. 경마장도 거쳐야 하고, 서울랜드도 지나야 한다. 도대체 어쩌다 우리나라 최고의 미술관이 이렇게 도심과 멀리 떨어진 산자락에, 그것도 동물원 옆에 자리잡게 됐을까? 도심에 위치한 외국 대다수 유명 미술관처럼 시민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기대는 아예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치 선정에 대한 부정적 측면만 접어둔다면 국립현대미술관은 분명 국내의 대표적 건축물로 꼽아도 손색없다. 햇살받는 건물 정면을 바라보며 차를 타고 진입로를 오르다 보면, 이 미술관이 많은 건축가들로부터 왜 그토록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단박에 이유를 알 수 있다. 산을 거의 다치지 않고, 자연의 일부로 산자락에 살짝 내려앉은 모습. 미술관 건물은 산세(山勢)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미술관 내부로 들어와서도 아름다움은 계속 이어진다. 자연채광을 많이 사용, 미술관 전체가 화사하다. 물론 햇빛이 그림에 직접 떨어져 그림을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높은 층고(바닥에서 천정까지 길이)는 큐레이터에게 새로운 전시방법을 엮어낼 수 있는 여러 가변성을 준다. 또 대규모로 사용된 분홍빛 도는 화강암은 서양식 건축의 황량함을 상쇄하면서 건물을 소박하고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건립 이후 국내 건축 재료로 「한국돌」은 새로운 유행이 됐을 정도.

「빼도 좋은 것은 빼되 있을 것은 있어야 한다」는 건축가 김태수씨의 「단순과 우아함」이 미술관에 그대로 배어있다. 송영주기자

건물 프로필

주소: 경기 과천시 막계동 산 58의 1 서울대공원내

건축주: 문화공보부

설계 감리: 김태수 건축, 일건인터내셔널 협력

시공: 대우건설

설계 및 완공: 83~86년

건축비: 240억원

관람객(연간): 87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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