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스치는 훈훈한 미풍이 문턱에 다다른 봄을 알린다. 새 봄에는 창문을 활짝 열고 겨우내 쌓인 먼지를 훌훌 털어내 보자. 낡은 벽은 싱그러운 봄 색깔로 갈아 입히고, 집 안을 비좁게 만들었던 가구는 과감히 치우거나 자리를 옮겨 보자.집 안팎 분위기를 바꾸면 경제 한파로 가라앉았던 기분도 일신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져 볼 수 있다. 참공간 실내디자인연구소 이명희소장은 『집 단장은 여인의 꾸밈새와 비슷하다』며 『두껍고 어두운 겨울 치장을 가볍고 화사한 색감으로 바꿔주는 것이 봄단장의 기본』이라고 조언한다. 새봄 분위기에 걸맞는 집단장 방법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거실
필요없는 가구는 과감히 들어내거나 배치를 새롭게 바꾼다. 거실이 훤하면 온 집안이 말끔해보인다. 텔레비전을 안방 쪽으로 옮기는 것도 한 방법. 텔레비전이 없어진 거실에선 가족간 대화시간이 늘어나 가족애도 돈독해진다.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은 베란다나 다용도실에 치워 거실공간을 최대한 확보한다. 소파도 1인용과 3인용이 함께 있다면 1인용은 치우고 대신 싱싱한 화분을 놓는다. 소파를 바꾸지 않더라도 봄을 상징하는 꽃무늬 커버로 천갈이하거나 차분한 색상의 쿠션으로 장식하면 더욱 화사해진다. 소파 위에 러그(소형 카펫)를 덮어도 운치가 있다.
◆주방
각종 조리기구의 음식때와 냄새만 제거해도 집안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싱크대는 베이킹파우더를 묻힌 쇠수세미나 식기세척제로 닦은 후 식초를 탄 물로 한번 더 닦아내면 깨끗해 진다.
주방벽의 타일은 세제를 묻힌 키친타월을 기름때가 낀 곳에 붙이고 랩을 씌워두었다가 닦아낸다. 타일 사이에 낀 때는 드라이버에 세제를 묻힌 헝겊을 씌운 후 긁어낸다.
뿌옇게 변한 수도꼭지는 마른 타월에 치약을 묻혀 닦는다. 식기를 놓았던 자리에 얼룩이 생긴 찬장바닥은 주방세제로 닦고 젖은 행주로 비눗기를 제거한다. 가스레인지의 받침접시와 삼발이는 세제를 푼 물에 잠길 정도로 담가 삶는다.
◆벽면
벽지는 가볍고 환한 색상, 파스텔톤으로 바꾸는 게 좋다. 올 봄엔 연한 오렌지색 계통이나 파스텔풍 녹색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벽지 색상이 가구와 잘 어울리는 지 미리 살피는 것은 기본.
도배가 어렵고 귀찮다면 낡은 벽지 위에 수성페인트로 덧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비용도 도배의 3분의 1 가격이면 충분하다. 시중에는 칠할 때 흘러내리지 않는 초보자용 페인트도 나와 있다.
작은 가구나 서랍장, 장식장도 페인트로 칠하면 손쉽게 봄연출을 할 수 있다. 액자 그림도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으로 바꿔본다. 화장실 벽은 원색 시트지로 장식하면 한결 깨끗해 보인다.
◆침실
침대 커버와 커튼을 밝은 색으로 갈아본다. 통째로 바꿀 수 없을 때는 봄색상에 맞는 소재 조각을 이용해 밸런스 처리(커튼)를 하거나 쿠션(침대)을 만들어 배치한다. 나무가구가 너무 낡고 어두운 색이라면 사포로 문질러 낸 뒤 밝은 색으로 도색해보자.
무엇보다 손쉬운 봄연출은 꽃. 투명한 꽃병에 봄꽃을 꽂아 탁자 위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확 바뀐다. 연한 색 조화(造花)를 바구니에 담아서 침실 안쪽이나 현관 입구 등에 설치해도 괜찮다. 숨이 막힐 정도로 방안이 비좁다면 거추장스런 침대를 치우는 용기도 필요하다.
◆베란다및 정원
베란다에는 쓰지도 않으면서 아깝다고 쌓아 둔 짐이 많다. 쓸모없는 것들은 대청소 과정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철쭉류와 같은 관상수는 낮에 바깥에 내놓아 신선한 공기를 쐬주도록 하자.
나무와 꽃묘는 3월10일~4월20일께 심는 게 좋다. 이 기간이 지나면 수분이 많이 증발해 고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가지치기는 꽃이 피었다가 진 다음에 해주므로 5월이 적기이다.
임업협동조합은 정원용 나무로 대추 감 모과 살구 등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유실수와 단풍나무 회양목 등 잎을 보는 관상수, 장미 라일락 목련과 같은 꽃나무류를 추천한다. 아파트에서 화분에 심어 베란다에 내놓기에는 철쭉 매화 자산홍과 같은 꽃나무가 적합하다.
묘목이나 꽃묘종은 서울 강남구 양재동 화훼공판장(02_579_8100)과 한그린원예백화점(02_3461_3461)에서 싸게 살 수 있다. 임협(02_419_7562)은 3월15일부터 강동구 상일동에서 나무전시장을 운영할 계획.
/고재학기자 goindol@ 변형섭기자 hispeed@ 최연진기자 wolfpac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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