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24일 회견은 결빙정국을 녹이는 봄기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야당의원들을 개별 공작을 통해 빼내는 일은 없을 것』 『야당을 국정동반자로 존경하고 협조해나갈 것』이라는 정국복원의 메시지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한나라당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정치부분에 대한변화를 현격히 느낄 수는 없으나 다소 진전이 있다』는 화답을 했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대통령의 뜻이 현실화할지를 지켜보겠다』고 한자락을 깔았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화해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정치적 메시지 외에도 김대통령과 야당은 상대를 배려하는 언어의 미학을 구사, 정국정상화의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김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한나라당내 일부 세력의 탈당, 신당창당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을 『신문에 보도된 것을 인용했을 뿐』이라고 해명, 야당의 감정을 누그러뜨렸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김대통령의 사과로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김대통령의 회견을 계기로 실제 여야간에 대화가 진행될 기미다. 총장 총무회담은 물론 중진간 대화도 이루어질 움직임이 엿보인다. 서상목(徐相穆)의원의 처리 등 암초가 남아 있지만, 더이상 개별사안에 묶여 정국복원을 지체시키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일정상으로도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내달 2일 기자회견, 7일의 미국방문이 예정돼 있어 야당도 국면전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따라서 다소의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이총재의 방미전 여야총재회담이 열려 대화정국이 복원될 개연성은 한층 높아졌다.
/이영성기자 leeys@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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