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기합을 받을 때가 가장 속이 상해요. 공동체 의식이 꼭 체벌을 함께 받아야만 생기는 것이 아니잖아요』 『체벌은 인정합니다. 다만 지정된 도구를 이용해야 합니다. 감정개입은 절대로 안됩니다』24일 오후2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세미나실에 열린 「교육적 체벌, 어떻게 할것인가」 토론회의 시선은 단연 한 여고생에게 모아졌다.
토론자로 나온 8명중 유일한 학생인 정다희(鄭多禧·중대부고3)양은 「학생체벌, 교육적 체벌의 기준에서 행해져야」라는 주제로 교단의 체벌 실태를 또박또박 지적했다. 또 바람직한 체벌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전교 5위권 성적인 정양이 전한 학교체벌은 학년에 따라 이유가 달랐다. 『초등학교때는 성적이 체벌이유중 으뜸입니다. 중고때는 잡담이나 음주, 흡연 등으로 체벌받는 경우가 많아요』
교사에 따라 체벌 도구와 강도가 다르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회초리가 유일한 체벌의 도구가 돼야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손찌검이나 뺨을 때리는 등 감정에 치우친 체벌은 학생들에게 모멸감만 안겨줄 뿐이에요. 학생들은 일관성있는 체벌을 원하고있어요』
체벌후 교사의 태도도 지적했다. 『때린 학생에 대해 교사는 어떠한 선입관도 배제한 채 대해야합니다. 한번의 잘못이나 실수로 특정학생을 문제아로 「찍어」버리는 행위도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과거의 「체벌 무용담」을 늘어놓는 것은 학생과 교사를 점점 멀어지게할 뿐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정양의 마지막 말은 더욱 설득력이 있었다. 『교육환경에서 체벌이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인 통제수단이지만 수단을 남용하지말고, 교사 나름대로 분명한 체벌기준을 세운다면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보다 인간적이고 원만해질것 같아요』
한편 토론회에서 김진성(金鎭晟)삼성고 교장은 『체벌은 법제화할 성격이 아니다』고 말했고, 김조한(金祚漢)전국주부교실중앙회부회장은 『부모들의 「일류병」욕심이 사라지지않는 한 교사의 체벌은 상존할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각기자 kimjg@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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