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시장을 지켜라.폭발적 성장이 「예고」돼있는 우리나라 인터넷 시장을 미국기업들이 잇달아 노크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전자상거래시장을 둘러싸고 국내 토종기업과 미국 초대형 회사간의 대혈투가 시작됐다.
24일 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야후, 알타비스타 등 정보검색서비스업체에 이어 최근 도서출판유통, 증권거래 등의 한국 인터넷시장을 겨냥한 미국계 회사들이 잇달아 상륙, 한반도도 이제 국경없는 인터넷전쟁터로 변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통상압력이나 무역분쟁없이 순식간에 국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을 갖춰 국내 산업계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한·미 양국간 인터넷전쟁의 첫번째 무대는 도서출판 유통시장.
인터넷쇼핑몰로 일약 세계 최대 도서출판유통업체로 떠오른 미 아마존사와 아마존보다 매출이 더 큰 「반즈&노블」사가 각각 한국시장 진출을 타진중이다. 아마존사는 이미 국내 파트너를 물색중이며 반즈&노블사 또한 활발한 물밑접촉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인터넷을 통해 한글 도서를 취급, 한국의 도서유통시장을 완전 장악하겠다는 것.
시장을 지키기 위한 토종기업들의 맞불작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민음사, 김영사, 두산동아, 한길사, 삼성출판사 등 국내 50개 출판사는 24일 데이콤인터파크와 공동으로 인터넷기반 도서출판 쇼핑몰 「북파크」(www.bookpark.com)를 개설,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아마존에 맞선 토종기업 50개사 공동의 한국형 인터넷장터가 뜬 것이다.
민음사는 『아마존의 진출은 국내 도서출판 유통시장의 근본적인 대격변을 예고하는 일이기 때문에 공동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미국 「E트레이드」사도 모 증권사와 한글 주식거래사이트개설을 타진중이며 인터넷검색 소프트웨어제공업체인 야후와 알타비스타는 이미 한국 지사설립 등을 통해 한글사이트를 개설, 한국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이에 대항한 네띠앙, 한메일넷 등 토종 검색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반격도 시작됐다. 전자메일주소를 공짜로 제공하는 등의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도 온라인매매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시장지키기에 부심하고있다.
이밖에 다른 분야의 미국쇼핑몰들도 잇달아 한국시장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한·미 양국간의 인터넷시장 쟁탈전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국의 통상압력은 전자상거래분야에 집중될 것』이라며 『이를 견제할 국가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김광일기자 goldpar@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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