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시계, 꽹과리시계, 장구테이블, 북저금통…. 언뜻 보기엔 다소 생소한 물건들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우리 선조들의 놀이문화를 이끌어온 전통 국악기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이젠 추석이나 설날 놀이마당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들 전통 국악기를 안방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됐다. 전통국악기 제작업체인 중원국악기(대표 최광식·崔光植·36)가 24일 국악기를 이용한 생활용품을 대량 생산, 일반 판매에 들어간 것.
중원은 97년 국내 최초로 우리 전통국악기에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이름인 「한울림」이란 브랜드를 붙임으로써 「국악기 브랜드 시대」를 개척한 인물.
중원이 국악기를 생활용품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7년 9월 「한울림」과 인연을 맺은 뒤 한울림의 해외공연 때마다 우리의 전통 국악기를 알리자는 차원에서 선물용으로 제작, 보급해왔다. 또 국내에서 일부 국악인들의 주문으로 조금씩 만들기도 했다.
최사장이 국악기와 만나게된 계기는 이채롭다. 평범한 샐러리맨이던 그는 94년 우연히 세종문화회관에서 김덕수패의 사물놀이를 접하고 우리의 전통국악기에 완전히 매료됐다. 대기업 마케팅부에서 일하던 그는 한달간 국악기의 시장성을 파악한 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국악기 제작에 뛰어들었다. 남들이 외면했던 사업인 만큼 어려운 나날이었지만 전통 국악기를 보급한다는 신념을 갖고 사업을 이끌어 왔다.
최사장은 『그동안 「관광의 해」등으로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았지만 실제로 그들에게 선물할 만한 우리의 전통문화상품이 없었다』며 『우리의 전통 국악기를 알리고 실생활에도 이용한다는 차원에서 국악기 생활용품을 상품화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중원은 기존의 대구·부산직영점과 20여곳의 체인점을 이용, 이들 상품의 보급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뉴욕 도쿄 베를린등 7곳의 해외지점망을 이용, 해외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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