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합의서의 사인 당사자인 DJ, JP가 보이지 않는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이 연일 결의대회를 갖고 국민회의는 이를 견제하는 모임을 갖는 등 양당간 내각제문제를 둘러싼 기세싸움이 본격화 하고 있다.국민회의 자민련이 연일 내각제 관련 공세의 수위를 높여 나가자 국민회의측도 「내각제 개헌유보」를 공론화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23일 김영배(金令培)부총재, 안동선(安東善)지도위의장, 손세일(孫世一)전당대회의장 등 당 중진들이 마련한 비호남권 의원들 모임에서도 『내각제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분위기를 압도했다. 비호남권 의원 40여명이 참석한 이날 모임은 당초 내각제만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으나 대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들만이라도 내각제 개헌 유보를 결의하자』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날 모임이 특별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차제에 자민련의 내각제 공세에 대한 소극적 대응에서 탈피, 정면 대응을 통해 조기에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당내 기류가 만만치 않음이 공개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내각제 논의에 대한 정면대응 주장은 사실 1월4일 국민회의 부총재급과 3선이상 중진들이 극비리에 모인 16인 회의에서 이미 거론됐었다. 국민회의 주요 당직자들도 사적으로는 「연내 내각제 개헌 불가」에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다만 당과 청와대내에는 자민련과 똑같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과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지에 대한 회의론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태성기자 tsgo@hankookilbo.co.kr
자민련 23일에도 연내 내각제 개헌을 위한 「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국 지구당위원장 100여명은 이날 중앙당사 지하강당에 모여 내각제 개헌 실천 결의대회를 가졌다. 대부분 원외위원장들이었으나 허남훈(許南薰) 김종학(金鍾學) 이재선(李在善)의원 등 현역의원 5명의 모습도 보였다. 22일 수도권 원외위원장들이 출정식을 가진데 이어 내각제 전열을 확대한 것이다.
이들은 결의문 등을 통해 『김대중대통령은 국민앞에 공약한 내각제 개헌의 일정을 25일까지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며 『자민련과 국민회의는 즉각 공동 내각제 추진위를 발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내각제 결사 쟁취」란 어깨띠와 「쟁취 내각제」란 머리띠까지 착용했다.
참석자들은 또 내각제 전면 투쟁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만들어 당지도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당론에 배치되는 발언을 하는 사람은 출당조치하고 3월1일부터 각 지역별로 내각제투쟁위를 구성해야한다』며 『이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조기전당대회를 소집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자민련은 25일부터는 현역의원까지 내각제 전선에 본격 투입시켜 내각제 담판에 임하는 김종필(金鍾泌)총리를 응원하겠다는 전략이다.
/김광덕기자 kd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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