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장관은 국민앞에 석고대죄 하라』 『대통령을 보좌하는 국정참모인 장관은 직무유기를 범했으니 스스로 물러나라』
2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여야의원들은 「국민연금 파동」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보완대책을 강한 톤으로 추궁하면서 김모임(金慕姙)보건복지장관에게 「몰매」를 때렸다. 여야는 그러나 국민연금의 도시지역 확대실시 연기여부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맞섰다. 국민회의는 보완책을 강구해 예정대로 4월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1년 연기론을 폈다.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은 『작년 국민연금법 개정당시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 「통과만 시켜주면 시행에 문제없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느냐』면서 김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의 김정수(金正秀) 박시균(朴是均)의원 등은 『국민연금이 복지의 효자가 돼야 하는데, 문제가 드러난 상황에서 무리하게 시행하면 불효자 노릇을 하게 된다』며 『철저한 준비를 위해 확대 실시를 1년간 연기하자』고 주장했다. 정의화(鄭義和)의원은 『소득파악 방법개선 등 근본적 해결없이 강행하려는 것은 복지부의 오만』이라고 꼬집었다.
국민회의 김명섭(金明燮)의원은 『한건당 1,000원씩 주고 통장을 앞세워 공갈·협박한다고 하니 집권여당 의원으로서 부끄럽다』며 『장관이 직접 뛰어다니면서 민심을 알아보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의 김병태(金秉泰)의원은 『전국민 연금제도 실시는 어떠한 이유로도 연기돼서는 안된다』면서 『일시적 실업자와 한시적 생활보호대상자 등에 대해서는 국가나 자치단체가 보험료를 일시 대납한 뒤 소득이 발생하면 상환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김성호기자 shkim@hankookilbo.co.kr
행정자치위
김기재(金杞載)행정자치장관이 23일 국회 행정자치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다. 먼저 이윤성(李允盛)의원이 김장관에게 『(국민회의) 당적을 갖고 있느냐』고 싸늘하게 묻는 등 야당의원들은 시종 김장관의 당적변경을 비꼬았다.
신고식의 하이라이트는 이형배(李炯培)의원의 질의. 이의원은 『지난 부산시장 선거에서 안상영(安相英·현시장)후보에게 「부산사람이 돼야 한다」면서 지역감정을 은근히 조장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이의원은 또 『행자부장관이지만 당시 선거에서 진 사람이 이긴 사람(안시장)을 어떻게 지휘할 수 있느냐』고 비아냥댔다. 그는 이어『도의상 양식상 (장관직을) 사양했어야 하는 것이 바른 처신이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김장관은 『예전처럼 장관이 자치단체장을 지휘·감독하는 것으로 보면 곤란하다』면서 『지방자치가 정착돼 있어 협조·조율하는 정도로 봐달라』고 예봉을 피해 나갔다. /김성호기자 shkim@hankookilbo.co.kr
해양수산위
『장관,어디 가려고 하는 거요. 우리와 얘기 좀 하자니까』
23일 오후 2시 20분 국회 본관 4층 농림해양수산위 전문위원 사무실. 상임위회의에 참석키 위해 대기중이던 김선길(金善吉)해양수산장관이 방을 나서려 하자 문밖에 있던 전국어민총연합 회원 25명의 어민 대표들이 고함을 질러댔다. 어민대표들은 김장관과 김영진(金泳鎭)해양수산위위원장의 면담, 회의방청을 요구했다. 어민들은 『우리 바다를 일본에게 잘라주어 어민들을 다 죽여놓고 어디 가느냐』고 소리치며 김장관을 거세게 밀쳤고, 김장관은 5분여간 이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국회직원들의 제지로 간신히 옆방으로 피신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쇼파에 앉은 김장관의 넋두리.『다 만나서 이야기 했던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어쩝니까 …그러려니 해야죠』
1시간여의 돌발사태로 회의장에 조차 들어가지 못한 의원들도 『국회도 똑같다』라는 고함소리에 난감해 하긴 마찬가지였다./이태희기자 taehee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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